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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 없이 선수촌 훈련개시식…문체부-체육회 갈등 골 깊어지나

체육회-KOC 분리 놓고 기싸움

합숙훈련·소년체전 문제도 이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1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체육계 현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충북 진천의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 훈련개시식. 체육계 미투와 맞물려 애초 지난달 비공개로 개최하려던 행사를 대한체육회는 이날로 미루며 공개 행사로 진행했다.

훈련개시식은 국가대표 선수단의 한 해 훈련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 그동안은 정부의 체육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장관이나 차관이 참석해 체육계와 선수들을 격려하곤 했다. 체육회는 지난 7일 행사 일정을 기자들에게 알리면서 문체부 장관 또는 차관과 체육국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공지했다. 하지만 이날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나 노태강 제2차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문체부 장관이나 차관이 훈련개시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통합 등을 놓고 문체부와 체육회가 갈등하던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문체부가 민간과 합동으로 구성한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1차 회의를 열었다. 폭력·성폭력 등 비위가 드러난 체육계를 ‘혁신’하기 위한 모임이다. 향후 스포츠 인권, 학원 스포츠 혁신, 스포츠 선진화로 나눠 분과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노 차관은 혁신위 회의에 참석했다. 앞서 도 장관은 이참에 엘리트 스포츠 위주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체육회와 KOC의 분리, 소년체전 폐지 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의 체육회는 엘리트 스포츠를 관장하는 기능과 국가올림픽위원회(NOC)로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소통하는 역할을 겸하고 있다.



문체부가 체육계 혁신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이날 체육회는 KOC 기능 분리, 소년체전 폐지 등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훈련개시식 이후 진행된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체육회와 KOC 분리는 회장을 사퇴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내년 도쿄 올림픽 남북 단일팀 추진,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 추진 등 다양한 상황을 앞뒀는데 KOC 분리 추진은 앞뒤가 안 맞는다”며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건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하고 보완해야 한다. 그런 논의를 하더라도 공론의 장이 만들어지고 그때 다시 논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남자 배구 감독 출신의 신치용 신임 선수촌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소년체전 폐지 방침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합숙 문화 축소 움직임에도 “적정 수준에서는 합숙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체부와 체육회는 이전 정권에서도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의 체육회 사유화 움직임 등으로 깊은 갈등을 빚었다. 이후 문체부는 체육회 자율성 보장에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체육계 미투 확산과 그에 따른 체육계 혁신 목소리를 둘러싸고 양측은 다시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진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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