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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불법 게시물 삭제 요청시 구체적 특정해야"…다음 배상 책임 없어

저작물이 포털 사이트에 무단 게시되더라도 저작권자가 특정 인터넷 주소(URL)나 게시글 제목을 제시하는 등 구체적 게시물 삭제와 차단 요구를 하지 않으면 포털사에 차단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당구용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손모씨가 다음카카오(현 카카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패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손씨는 다음 회원들이 본인이 제작해 유료 제공하는 당구 강좌 영상을 카페, TV팟(현 카카오TV)에 무단 게시하자 2010년 8월~2013년 6월 해당 동영상이 올라간 카페 주소, 관련 동영상을 검색했을 때의 화면 캡처 등을 첨부해 다음카카오에 삭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다음카카오는 첨부 사진을 근거로 특정 가능한 동영상만 삭제 등 조치하고, 나머지는 특정할 수 없다고 추가 정보를 요구했다. 이에 손씨는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15억5,000여만원 상당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카페 URL 등을 제시한 것만으로는 포털사에 동영상을 삭제하고 적절한 차단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카카오의 방조에 따른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일부 인정해 다음카카오에 2억8,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저작권자의 게시물 삭제·차단 요구가 반드시 침해 게시물이 URL로 특정된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법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동영상을 특정해 삭제를 요청해야 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포털 사이트에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이 게시됐더라도 피해자가 동영상이 게시된 URL이나 게시물의 제목 등을 구체적·개별적으로 특정하지 않았다면 포털사에 게시물을 삭제하고 앞으로 유사한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동영상을 일일이 재생해 확인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기술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도한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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