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민주화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체포됐던 사진기자가 5년여 만에 풀려났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민주화 시위 때 체포된 마흐무드 아부제이드(32) 기자는 이날 아침 경찰서에서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됐다. 제이드는 “나는 구금된 첫 번째 언론인이나 마지막 언론인이 아니다”라며 사진기자로 계속 일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드는 2013년 8월 카이로의 라바 알 아다위야 광장에서 이집트 보안군이 반정부 시위대를 진압하는 현장을 촬영하던 중 체포됐다. 당시 이슬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무슬림형제단은 2012년 민주적 선거로 선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이다.
제이드는 체포된 뒤 테러조직 가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의해 사형이 구형됐으며 작년 9월 이집트 법원은 그에게 징역 5년 형을 선고했다. 제이드는 작년 3월 ‘유네스코-기예르모 카노 세계언론자유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네스코-기예르모 카노 세계언론자유상은 1986년에 마약 거래 조직을 폭로하는 기사를 썼다가 피살된 콜롬비아 언론인 기예르모 카노를 기리고자 제정된 상이다.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은 그동안 제이드에 대한 기소가 이집트 정부의 인권 탄압을 보여준다고 비판해왔다. 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014년 집권한 뒤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반대 세력을 억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많이 제한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취재 활동을 이유로 수감 중인 언론인은 현재 20명이 넘는다. 작년 4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18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이집트는 180개국 가운데 161위를 기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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