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평등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지난 27년 동안 노동시장의 성 평등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엔 국제 노동기구(ILO)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을 향한 도약’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7년간 남녀간에 고용률 차이는 2%밖에 감소되지 않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더 많은 여성이 취업을 희망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여성들의 취업 가능성은 남성보다 26% 낮았다. ILO는 여성 취업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은 ‘과도한 가족 부양 부담’이라고 전했다. 가족 부양은 육아나 간병 등을 의미한다. ILO는 “전 세계 노동 가능 연령 여성의 22%(약 6억4,700만명)가 정규직 노동자 수준의 시간을 무급 부양 등에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ILO의 성평등 분야 책임자인 마뉴엘라 토메이에 따르면 지난 20 여 년 간 여성이 무보수 가족 부양 및 가사에 들인 시간은 거의 감소하지 않은 반면, 남성들이 들인 시간은 8분밖에 늘지 않았다. 특히 아랍 국가의 경우 60%의 여성이 정규직 노동자 수준의 시간을 무급 부양에 사용하지만, 남성은 1.5%에 불과했다. 직장을 가진 여성의 가족 부양 및 집안일 부담도 상당했다. 보고서는 남녀 간 가사일 분담 불균형을 성 불평등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더불어 성별에 따른 급여 차이도 평균 20%에 달해 여성이 취업하더라도 저임금 문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32개 주요 국가에서 근로자 중위 소득의 3분의 2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 여성은 평균 23.8%인지만 남성은 4.7%였다. 파키스탄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는 여성의 급여가 남성의 절반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35.3%로 3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데 비해 남성은 4.3%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그러나 교육에 따른 급여 차이는 별로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ILO는 “같은 교육수준일 경우 여성이 남성에 비해 급여가 더 적었다”고 지적했다.
ILO는 이런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육아 및 간병 분야에 대한 지원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또 직장 내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에 더욱 노력할 것을 피력했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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