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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백남준-현대차 '각별한 인연'

英 테이트 작품 구입·리서치센터 적극 후원

영국 국립미술기관인 테이트모던 외관. 현대자동차와 11년 장기후원 협약을 체결한 미술관으로 오는 10월부터 대규모 백남준 회고전이 이곳에서 열린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Tate Photography




오는 10월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개막하는 대규모 백남준 회고전의 배경에는 현대자동차가 있다. 백남준이라고 하면 TV모니터를 매개로 삼성전자를 떠올리기 쉽지만 현대차와의 인연이 탄탄하고 결정적이다.

백남준이 세계 미술사에 끼친 영향과 한국 현대미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유럽에서 제대로 알릴 기회를 만들기 위해 현대차가 테이트미술관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예술계를 후원하고 있으며 특히 미술관 지원에 적극적이다. 국내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10년 장기후원 계약을 맺고 ‘MMCA현대차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는데, 2014년 이불을 시작으로 김수자·안규철·임흥순·최정화와 올해 박찬경 등 국내외 활동이 활발한 중견작가 1명을 뽑아 개인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현대차는 미국 서부 최대의 미술관으로 연간 120만명이 다녀가는 LA카운티미술관(LACMA)도 10년 장기후원 협약을 체결했고 영국 테이트미술관과도 2014년부터 11년간 장기 후원을 약속했다. 테이트와의 정기 파트너십의 첫 사업이 바로 ‘백남준’이었고 그 덕에 미술관은 백남준의 작품을 9점이나 확보하게 됐다. 앞서 2010년에는 테이트미술관의 분관인 테이트리버풀에서 한국인 이숙경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백남준의 전시가 열린 적 있으나 테이트가 백남준 작품을 소장하기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 이들 작품을 주축으로 지난 2015에는 테이트모던에서 신(新)소장품전 성격의 전시가 열렸는데 백남준의 1963년작 ‘깡통자동차(Can Car)’부터 말년작인 2015년작 ‘빅트롤라(Victrola)’까지 작가의 예술세계 전반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



백남준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동방 유목민족의 후예로 파악하고 유라시아를 관통해 세계를 떠도는 유목민처럼 표현하면서 탈 것을 소재로 한 작품을 상당수 남겼다. 특히 자동차와 TV모니터를 조합하거나 지도와 고속도로를 접목해 전자지도 형식으로 표현했고, 나중에는 이를 확장시켜 자동차 및 이동수단과 통신이 열어보일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곤 했다. 미국 스미소니언미술관이 소장한 대형 작품이기도 한 ‘일렉트로닉 슈퍼하이웨이’ 등이 대표적이다.

백남준이 수십 년 전 상상으로 보여줬던 미래형 자동차를 개발 중이라는 점에서 현대자동차와 작가의 혜안이 일치한다. 최근에는 현대차와 테이트미술관이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을 발족했는데 이 곳에서 예술가·학자·기관 간 공동연구 등 협업을 촉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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