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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엘리베이터 한국 사업 접는다

국내시장 저조한 수주 실적에

최악 치닫는 한일관계도 영향

사업장 지도서 한국법인 삭제

업계 최대 사업 'GBC' 수주전

현대 등 기존사 중심 전개될듯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지어질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GBC’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히타치엘리베이터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고속엘리베이터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다 최근 한일관계 악화로 추가 수주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19년 만에 한국 시장에 재진출한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1급 전범기업으로 분류된 일본 히타치제작소의 한국 법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히타치제작소는 한국 엘리베이터 법인을 철수시키거나 사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히타치 본사 홈페이지의 사업장 지도에는 한국 법인이 삭제돼 있다. 히타치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한국 철수 방침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사업모델 재편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쉰들러엘리베이터처럼 한국 법인은 두되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지만 사실상 사업철수를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히타치가 한국 철수 결정을 하게 된 것은 꼬여버린 한일관계도 있지만 초고속 엘리베이터 시장의 최대 물량인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기 때문이다. 2017년 6월 중국 광저우시 지상 111층, 530m짜리 빌딩인 CTF파이낸스센터에 초속 21m의 세계 최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히타치가 GBC 사업 참여를 포기한 것은 너무 늦게 참여를 결정한데다 한국에서는 아직 고속 모델의 인증을 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이런 가운데 본사의 아시아 사업전략이 바뀐 것도 주요한 이유다. 히타치 본사는 중국과 싱가포르·대만 등에 집중하는 쪽으로 사업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진출이기는 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입장인 한국 시장에 한정된 자원을 쪼개 투입하는 것보다는 기존 시장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히타치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25%가량 급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수주 실적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시장 재진출 당시 5% 이상의 점유율을 목표로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현재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점유율은 현대엘리베이터 43%, 티센크루프코리아 26%, 오티스 12% , 미쓰비시 3% 등이다. 히타치는 1968년 금성사와 기술 제휴를 맺으며 한국에 상륙한 뒤 서울 플라자호텔과 무역센터 빌딩 등 주요 빌딩에 엘리베이터를 공급하다가 1999년 한국에서 철수했다. 19년 만에 한국 시장에 재진출하는 만큼 GBC 승강기 수주에 눈독을 들였다. 당시 송승봉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사장은 GBC 입찰과 관련해 “(늦게 진출해)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도 히타치 철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히타치 관계자는 “외교적 문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순수하게 사업적 관점에서 고려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히타치가 철수하며 GBC 엘리베이터 수주전은 현대엘리베이터·티센크루프코리아·오티스 등 기존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 등 ‘피크타임’의 유동인구가 2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업계 최대 프로젝트다. 메인 빌딩과 컨벤션센터·부속건물 등을 합쳐 100대 이상의 엘리베이터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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