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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실태조사 "초1은 왜 안돼요?"…장난·놀이 취급에 '분통'

학교폭력 초등생 비율 갈수록 늘어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은 '단순한 놀이, 장난' 취급

실태조사 참여할 수 없어 비판 제기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해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은 수년째 조사에 참여할 수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초등학생에 의한 학교폭력 피해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한달 간 ‘2019년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폭력 실태조사 사이트’와 NEIS 대국민 서비스,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참여 가능하다. 가정에서 참여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 따로 공간도 마련해 뒀다는 설명이다.

조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초등학생용, 중·고생용으로 설문 문항을 구분하고 학생 눈높이에 맞춘 용어와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해 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필리핀어·태국어·러시아어 등 7개국어 버전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결과는 오는 9월 학교정보공시 사이트(학교 알리미)를 통해 학교별로 공개할 예정이다.

문제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1학년에서 3학년은 설문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실태조사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초등학생은 4학년부터 설문에 참여할 수 있다. 사이트에서 안내하고 있는 각 교육청 담당자에게 전화해보니 전산실로 연결됐고 “초등학교 저학년은 참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최근 조사 결과 초등학교 내 폭력 발생 비율이 가파르게 늘고 있어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유형별 학교급별 학교폭력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291건(2.2%)였던 초등학생 학교폭력 건수는 2015년 357건(2.9%), 2016년 358건(2.8%), 2017년 485건(3.5%), 2018년은 상반기 기준 255건(4%)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금품갈취나 성폭력 건수도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지난 2018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초중고 학교폭력 피해학생 중 초등학생 비율은 49.0%로 절반을 차지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 2명 중 1명은 초등학생인 것이다.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학교 폭력 사례도 빈번히 드러나고 있다. 2014년에는 초등학교 1학년 여자 아이가 같은 반 남자 아이 10여 명으로부터 나뭇가지로 맞아 “학교 가기 무섭다, 남자애들이 괴롭힌다”며 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남자 아이는 “미워서 괴롭히고 싶었다”며 폭력행위를 인정해 ‘학교폭력’으로 제재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남자 아이 부모는 학교를 상대로 폭력 제재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미숙한 초등 1학년생이 단순한 놀이를 한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학교 측은 제재 처분 중 일부를 취소했다.

2017년에는 초등학교 2학년 남자 아이들이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놀다가 한 아이의 장난감을 빼앗고 밀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증언에 따르면 아이들은 테러리스트와 포로로 나뉘어 역할놀이를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한 명의 아이만 계속 포로 역할을 도맡았다. 그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것이다. 그 아이는 결국 뇌출혈로 긴급 뇌수술을 받았다. 가해 학생은 자신도 맞았다며 ‘쌍방 폭행’을 주장했다. 결국 학교 측은 ‘초등학교 저학년이 우발적으로 벌인 사건’으로 판단해 10시간 교내 봉사 처분만 받았다.

이와 관련 한 지역교육청 장학사는 “초등학교 저학년은 실태조사 참여에 어려움이 있어 4학년부터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초등학생 폭력 피해가 늘고 있어 올해부터 대상을 초등학교 3학년으로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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