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에 온라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TV가 아닌 모바일로 짧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방송사들은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에서 분야별로 제작을 세분화하며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드라마, 뷰티 등의 분야는 물론 보수적 성향의 뉴스에서도 온라인 콘텐츠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CJ ENM과 JTBC다. 케이블과 종편 채널 특성상 지상파보다 젊은 시청자들을 공략하기 쉬운 탓이다. 이들은 디지털 스튜디오를 만들어 온라인 플랫폼에서만 콘텐츠를 유통하거나 온라인 이후 나중에 TV에 내보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CJ ENM은 2015년부터 디지털 전문 제작 PD를 채용해왔다. 올해는 총 9개의 디지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연간 1만 5,000여 개, 하루 41편 가량의 온라인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 기존의 디지털 스튜디오인 흥베이커리와 스튜디오 온스타일을 합쳐 ‘티비엔 디(tvN D)’로 통합한 뒤 △예능 전문 ‘티비엔 디 엔터’ △드라마 전문 ‘티비엔 디 스토리’ △K컬처 전반을 다루는 ‘슬라이스 디(Slice D)’ △뷰티·스타일 전문 ‘온스타일’ 등 4개의 하위 스튜디오로 세분화했다. CJ ENM은 채널 갯수가 많은 이유에 대해 “Z세대로 대변되는 젊은 층의 다양한 취향 및 시청 형태를 고려해 웹예능부터 웹드라마 그리고글로벌에 맞는 K 푸드, 뷰티 등 다양한 소재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JTBC의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룰루랄라’는 지난해 6월 ‘god’ 출신의 가수 박준형이 출연하는 콘텐츠인 ‘와썹맨’을 선보였다. 1년도 안 돼 구독자 수는 180만여 명에 이른다. ‘스튜디오 룰루랄라’는 지난 3월 신설된 드라마 채널 ‘스토리랩’, 뷰티 전문 ‘룰루랄라 뷰티’를 비롯해 ‘룰루랄라 월드’, ‘와썹맨’ 등 5개의 채널을 운영 중이다. 콘텐츠 형식도 새롭다. 현재 ‘스토리랩’에서는 브이로그 콘셉트의 인터랙티브 드라마 ‘마의 19세’를 선보이고 있는데, 모델 한성민이 구독자와 소통해가며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SBS 보도본부 소속 뉴미디어국은 이달 중 24시간 뉴스를 즐길 수 있는 ‘SBS 모바일 24’ 채널을 선보인다. 채널의 포문을 여는 프로그램은 스포츠 토크쇼 ‘배거슨 라이브 ㅅㅅㅅ’(스스스)다. 배성재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국내외 스포츠 스타들을 초청해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는 듣기 힘든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배거슨 라이브 스스스는 유튜브 ‘SBS 뉴스’ 채널과 트위치 ‘SBS 모바일 24’ 채널에서 동시에 방송된다. SBS 뉴미디어국은 이달 중 ‘SBS 모바일 24’를 개국할 예정이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가 “콘텐츠 사업에서 디지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힌 것처럼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한 방송사들의 온라인 콘텐츠 제작은 활발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사들이 디지털 스튜디오를 통해 젊은 친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면이 많다”며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해 1인 크리에이터와 손잡거나 온라인 콘텐츠를 활성화 하는 움직임은 하나의 트렌드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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