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급증해 올해 상반기에만 수입량이 최소 4,00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對) 이란 제재 속 중동산 원유를 미국산 원유가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산 원유 가격 하락과 국내 업계의 수입처 다변화 노력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플라츠’는 8일 보고서에서 국내 대형 정유사들과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한국이 올해 상반기 매월 최소 700만 배럴의 원유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할 것으로 추산했다. 예상대로 한국이 1∼6월에 최소 4,200만 배럴을 수입한다면, 지난해 연간 총 미국산 원유 수입량(6,094배럴)의 70%을 올해 6개월 만에 들여온 셈이 된다. 실제로 올해 1∼2월 국내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총 2,094배럴이었는데, 이는 작년 1분기(1∼3월) 수입량(585만 배럴)보다 약 3.6배 많은 수준이다.
미국으로부터 수입할 원유 규모가 4,000만 배럴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원유 수입 비중을 국가별로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미국산 원유가 12.6%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앞서 지난 1월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은 전체의 9.2%에 그쳤다. 2017년 연간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이 1.2%, 지난해에는 5.5%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S&P 글로벌 플라츠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강력한 감산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올라가면서 한국에서는 2분기에도 중동산 원유 수입이 줄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미국산 원유 공급사들의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 상당수는 미국산 원유가 중동산 원유를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중동산 원유에 맞춰 생산 설비를 갖췄기에 한꺼번에 미국산 원유로 대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업계는 미국산 원유뿐 아니라 남미산 초중질 원유 등도 수입량이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입처 다변화’의 하나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한미 양국이 한국의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적 허용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결과에 따라 한국의 선택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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