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봉투 드릴까요?”
대형 마트를 가도 이 같은 말은 더 이상 잘 들리지 않는다.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가져온 장바구니를 꺼내는 풍경이 더욱 익숙해졌다. 환경부가 연초부터 비닐봉지 사용 억제를 위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대형 상점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달부터 본격적인 단속까지 시작되면서 장바구니나 타포린백 등 ‘친환경’ 대체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은 올해 1분기 일회용품 대체품목 판매가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장바구니의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190% 늘었고 돗자리와 비슷한 질감의 소재인 타포린백도 107% 증가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장바구니는 다양한 디자인과 가격대를 갖춰가고 있다. 최근에는 가볍고 얇은 소재로 펼쳤을 때는 웬만한 가방 크기지만 접으면 한 손에 들어올 만큼 크기가 작아지는 포켓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되면서 대체용품 구매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데다 이제는 텀블러나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에코 패션’으로 자리 잡을 만큼 대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 패션’은 환경 오염과 비윤리적인 노동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패션의 한 종류로 패션계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회용 비닐봉지에 대한 단속은 소비자의 종량제 봉투 구매까지 함께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일회용 비닐봉지 대체품으로 종량제 봉투나 종이봉투 등이 가능했지만 강력해진 비닐봉지 단속을 시작으로 아예 장바구니 이용으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일회용 비닐봉지 단속이 시작된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종량제 봉투 매출은 지난해보다 14%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 후 물건을 산 뒤 종량제 봉투에 담아가는 대신 미리 준비해온 장바구니를 이용하거나 현장에서 장바구니를 사 사용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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