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지배한 이데올로기인 자유주의, 파시즘, 공산주의 중 살아남은 것은 자유주의뿐이다. 500여 년 전 등장한 자유주의는 근대 이후 서구의 지배적 이념으로 자리 잡았고 전 세계로 그 영향력을 뻗쳐 나갔다.
하지만 패트릭 드닌 노터데임대학 정치학 교수는 신작 ‘왜 자유주의는 실패했는가’를 통해 자유주의가 성공했기 때문에 오히려 실패했다고 말한다. 자유주의가 스스로를 무너뜨릴 수 있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으로, 오늘날 사회의 병폐들은 자유주의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주의의 내적 모순에서 나온 문제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자유주의의 모순 중 하나는 자유주의가 ‘개인의 자율성 확대’를 목표로 삼았지만 현실에서 개인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책은 토마스 홉스와 존 로크 등 초기 자유주의자들부터 오늘날 자유주의자들까지 폭넓게 살펴보며 정치, 경제,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자유주의의 모순이 어떻게 발현되고 심화해 왔는지 다각도로 조명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추천사에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지난 수백 년간 알아온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환상이 깨져나가는 오늘날 이 책은 새로운 사유를 자극한다”고 썼다. 1만8,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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