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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뇌사자 폐+부인 간' 동시이식 성공

흉부·이식·간담췌외과 등 공조

14시간 수술 1개월만에 퇴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팀이 40대 남성 환자에게 뇌사자의 폐와 부인의 간 일부를 동시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16일 이 병원에 따르면 간질성 폐질환과 자가면역성 간질환을 함께 앓아 다장기 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서종관(46)씨가 장기이식팀으로부터 수술을 받은 지 한달만인 지난 12일 퇴원했다.

장기이식팀은 2015년 특발성 폐섬유화와 알코올성 간경변증 진단을 받은 52세 남성에게 세계 최초로 뇌사자 폐와 생체기증자의 간을 동시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첫 수술을 받은 환자는 3일 후 간 기능이 정상화 됐으며 15일 후 자가호흡을 할 수 있었다.

뇌사자의 폐와 부인의 간 일부를 동시에 이식받은 서종관씨와 수술을 담당했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팀 의료진. 왼쪽부터 주동진 이식외과, 백효채 흉부외과, 한대훈 간담췌외과, 박무석 호흡기내과 교수. /사진제공=세브란스병원




서씨는 폐 기능이 나빠져 고농도 산소치료를 받았지만 산소포화도가 유지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또 간경화로 황달이 심했고 지난달초 급성 간성뇌증(혼수) 상태에 빠졌다.

장기이식팀 백효채(흉부외과)·주동진(이식외과)·박무석(호흡기내과)·한대훈(간담췌외과) 교수 등은 협진을 통해 폐·간 이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수혜자로 선정되는 대기시간이 비교적 짧은 폐는 뇌사자로부터, 간은 서씨의 부인으로부터 기증 받기로 하고 동시 이식을 준비했다.



다행히 뇌사자의 폐를 이식받을 수 있게 되자 흉부외과팀이 뇌사자가 있는 경기도 화성으로 가 이식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적합 판정이 내려지고 흉부외과팀이 폐를 절제·이송해오는 동안 이식외과팀은 서씨의 병든 간을 절제하는 간박리술을 시행했다. 이어 흉부외과팀이 폐를 이식하는 동안 간담췌외과팀은 부인의 간 일부를 절제했다. 폐이식이 끝나자 이식외과팀이 간을 이식했다. 수술은 약 14시간만에 끝났다.

간경화가 심하면 간이식 중 출혈 및 수술 후 재출혈 위험이 높다. 폐이식을 위해 체외순환기를 사용할 때도 혈액응고를 막기 위해 헤파린 등 약물을 사용하는 과정에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또 기증 받은 장기의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빠른 수술이 필요하다.

서씨는 수술 후 별다른 합병증 없이 호흡기내과 재활치료를 받은 뒤 정상적인 호흡이 가능해져 수술 한 달 만인 지난 12일 퇴원했다. 그는 “숨 쉬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어 몸 관리를 잘 해 다시 일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선 한 명의 뇌사자로부터 폐·간 등 여러 장기를 동시에 기증받아 이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 기증이 적어 한 명의 뇌사자로부터 2개 이상의 장기를 동시에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동진 이식외과 교수는 “뇌사자 장기와 생체 장기 동시 이식은 관련 진료과 간 체계적 협업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이지만 다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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