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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명 로마자 표기 국제표준에 맞춰야

김선일 부경대 교수 과실연 집행위원

  • 2019-04-19 17:14:20
  • 사외칼럼
지리명  로마자 표기 국제표준에 맞춰야
김선일 부경대 교수

최근 국토교통부가 도로표지 개선 사업에서 자연지명·도로명·행정구역명 등에 대한 지리명의 로마자 표기 기준을 통일하지 않고 그대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남산은 ‘Namsan Mountain’으로 하고 도로명 종로는 ‘Jong-ro’로, 종로구는 ‘Jongno-gu’ 등으로 가지각색인 표기 양식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현대 국제사회는 표준화된 정확한 지리명 표기를 요구하는데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오히려 혼란을 조성하고 있다.

지리명의 로마자 표준화를 이끄는 유엔지명표준화회의(UNCSGN) 등에서는 과학적 표기 양식과 전자법(轉字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국제적 지리명의 표기 양식에 따르면 ‘로키산(Rocky Mountain)’ 같은 지리명은 특정어(specific term)와 분류어(generic term)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일본과 중국의 지리명 로마자 표기에서는 ‘도쿄만(東京灣)’을 ‘Tokyo Wan’, ‘시펭샨(西平山)’을 ‘Xipeng Shan’으로 하는 등 표준화 체계를 갖췄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지리명인 남산과 종로도 과학적 양식에 맞춰 ‘Nam San’과 ‘Jong Ro’로 표기돼야 마땅하다.

도로표지 개선 사업에서 더 심각한 문제는 도로표지에서 로마자 자연지명에 영문 분류어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Namsan’을 전부 ‘Namsan Mountain’으로 바꾸겠다는 말이다. 이는 특정어는 ‘Namsan’이고 분류어는 ‘Mountain’으로 인지돼 지리명 로마자 표기 체계의 혼란과 지도 지리명과의 불일치를 야기한다. 이렇게 되면 외국 방문객들이 지도와 도로표지의 로마자 지리명이 일치하지 않아 불편할 뿐 아니라 이중적인 분류어 표기로 냉소거리가 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외래 분류어 ‘Mountain’ 때문에 우리말 분류어인 ‘san(산)’이 특정어로 인지되는 ‘Namsan’ 안에 숨겨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책은 우리말 분류어 ‘san(산)’과 ‘gang(강)’ 등을 세계어에서 사라지게 만든다.

또 다른 문제는 우리나라는 문자가 없는 미개국에서 탐험가나 선교사들이 원주민에게 들은 지명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했던 전사법(轉寫法)을 여전히 따르고 있다. 예를 들어 종로는 한글 대 로마자로 ‘Jong Ro’로 전환하지 않고 연속발음으로 왜곡된 말소리를 그대로 적어 ‘Jongno’로 표기한다. 이는 한글맞춤법과 국제적 언어 표기 규범인 소리 나는 대로 적되 형태소를 유지한다는 취지에도 맞지 않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전자법과도 딴판이다.

전자법에서는 로마자를 한글에 대응시켜 모아쓰면 완벽한 역전환이 가능해 과학적 문자 정보 처리가 가능해진다. 이렇게 하면 로마자를 통해 한글의 기계적 해독이 가능해 한글로 표기된 역사와 문화가 세계를 향해 정보의 고속도로를 타게 된다.

지리명의 로마자 표기는 전문적·과학적으로 해 국립국어원이 아닌 국립지리정보원에서 국제적 로마자 표준화 정책에 부응하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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