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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유도무기 참관한 김정은 "강력한 힘만이 평화 담보"...트럼프 "나와 약속 깨길 원치 않아"

조선중앙통신 "金 위원장, 훈련 참관 뒤 성과 만족"

미사일 중단 성과 과시한 트럼프 압박 차원인 듯

트럼프, 트위터에 "합의 이뤄질 것" 金 불만 달래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동해상에서 진행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발사를 참관한 뒤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고 담보된다는 철리를 명심”하라며 군대의 작전전투훈련의 개선·강화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전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훈련을 참관한 김 위원장은 “예고 없이 불의에 조직한 화력타격훈련이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만족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세력들의 위협과 침략으로부터도 나라의 정치적 자주권과 경제적 자립을 고수하고 혁명의 전취물과 인민의 안전을 보위할 수 있게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면서 전투력 강화를 위한 투쟁을 더욱 줄기차게 벌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관에는 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병철·조용원 당 제1부부장이 동행했으며 현지에서 리영길 북한군 총참모장, 박정천 군 포병국장 등 군 지휘관들이 김 위원장을 보좌했다.



중앙통신은 5일 “김정은 동지께서 5월 4일 조선 동해 해상에서 진행된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 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훈련이 “전연 및 동부전선 방어부대들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 운영 능력과 화력임무 수행 정확성, 무장장비들의 전투적 성능을 판정 검열”하고 “경상적인(변동없이 정상적으로 계속되는) 전투 동원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도록” 할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전날 오전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으며 발사체는 동해상까지 최소 70㎞, 최대 200㎞까지 비행했다고 군은 밝힌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처음에 북한이 쏜 기종을 ‘단거리 미사일’로 발표했으나 40여분 만에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했다.

전문가들은 중앙통신이 이날 게재한 사진이 러시아의 지대지미사일인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외형이 거의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거리를 60∼70㎞에서부터 500㎞까지 조절이 가능하고, 유도 방식으로 종말 단계에서 탄두 부분을 조종할 수 있어 요격이 까다로운 탓에 위협적인 무기로 평가된다.

북한이 언급한 ‘전술유도무기’가 사실은 탄도미사일 계열인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발사한 것이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에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사진에는 북한의 240㎜ 방사포, 300㎜ 방사포로 보이는 무기도 등장했다.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의 전술유도무기 과시가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저강도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조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딜에 대한 평가가 차츰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을 외교적 성과로 과시하고 있는 만큼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특히 비건 대표가 내주 방한하는 만큼 북미 간 물밑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단거리 발사체를 쏜 것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는 김정은이 그를 속인 것처럼 화가 났다”면서 “고위 참모진은 문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에는 어떤 트윗도 올리지 말라고 강력히 권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행정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지 13시간여만인 4일(현지시간)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 아주 흥미로운 세상에서 무엇이든 발생할 수 있지만 김정은은 북한의 대단한 경제 잠재력을 완전히 알고 있고 이를 방해하거나 중단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태도변화를 압박하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협상 재개의 문을 열어두면서 북한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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