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호프 타임’ 회동을 하며 건배하고 있다. 3당 원내대표는 조속한 국회 정상화에 공감했으나 해법에서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연합뉴스
여야 3당 원내 사령탑이 국회 정상화 논의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으나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지만 추경 처리,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 중단 등에 대해 견해 차이를 보이면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이른바 ‘희망 호프’로 시작한 만남 자리가 상호 견해 차만 확인한 아쉬움의 헤어짐으로 매듭지어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한 맥주집에서 만나 생맥주를 마시며 정국 해법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호프 타임’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20대 국회 4년 차 여야 원내 지도부 선출이 마무리되고 3당 원내 대표가 처음 만난 자리였다. 오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취임 인사차 이 원내대표를 예방하는 자리에서 ‘맥주 잘 사주는 형님’이 돼달라고 제안하고, 두 원내대표가 받아들이면서 3자 간 만남의 자리가 성사됐다.
일단 시작은 좋았다. 이 원내대표는 “좋은 예감이 있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국회 정상화 해법을 찾겠다”, 나 원내대표는 “‘호프(Hof)’가 아니라 ‘호프(Hope)’가 돼야 한다. 그런 민생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 원내대표도 “희망의 메시지가 나오면 좋겠다”며 두 원내대표와 뜻을 함께했다.
하지만 1시간 남짓 진행된 호프(Hof) 타임에 끝내 국회 정상화에 대한 호프(Hope)는 나타나지 않았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에는 동의하면서도 각각 선결 조건을 내세우는 등 평행선만 달린 탓이다. 민주당은 선(先) 추경을 논제로 내세웠다. 아울러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이 완료된 만큼 한국당이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에 복귀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이 국회 파행의 근본 원인이라며 ‘선(先) 사과, 후(後) 복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게다가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고발 전면 취하와 재해 추경에 한정한 예산 심사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국 3당은 국회 정상화라는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동안 경위와 서로 입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면서도 “다음에 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과 기대를 동시에 표했다. 특히 논의 내용이나 진전된 제안, 의견 차이만 확인했느냐는 등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으면서 대화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파행된 부분을 짚어보는 시간이었다”며 “(3당 원내대표가) 국회를 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열어 필요한 부분 해야 하나 방법에서 차이가 많았다”며 국회 정상화에 뜻을 모으지 못했다는 점을 내비쳤다. 다만 “내일이라도 만날 수 있다”며 후속 대화 가능성은 열어놨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중재자’로서 민주당에는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한 사과를, 한국당에는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이끌어내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오 원대대표는 “ 국회 정상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은 같이했으나 결정 내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만남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결론을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소나 시간은 약속하지 않았으나 기본적으로 조만간 다시 보자고 했다”며 앞으로 재차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비쳤다.
/안현덕·방진혁기자 alwa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