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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업은 운명공동체... 정부지원 없이도 생존 가능한 모델 만들어야"

[탐사S-무너지는 산학협력]
산학융합캠퍼스 성공하려면

  • 박진용 기자
  • 2019-05-21 17:09:40
  • 사회일반


명지대 등 전국의 16개 대학은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으로 캠퍼스 내에 기업 연구소를 유치하는 ‘연구마을’을 설립해 운영해왔다. 이 사업은 대학이 자체 투자를 통해 연구소가 입주할 건물과 기업 리스트를 확보하면 정부가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해 기업과 대학이 공동 개술개발에 나서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실적 미비 등을 이유로 이 사업의 폐지를 결정하면서 현재 16개 대학 중 10개 대학의 기업연구소들은 졸지에 퇴출되는 결과를 맞이했다. 그나마 남아 있는 6개 대학 연구마을 역시 올해 정부 지원이 종료되면 해체될 가능성이 크다. 이 사업에 참여한 대학의 담당자는 “올해까지 지원을 받는 덕에 기업들이 남아 있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내년부터는 기업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학 내 유휴부지를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하는 캠퍼스 혁신파크 등 각종 산학캠퍼스 사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가에서는 벌써부터 산학융합캠퍼스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했던 연구마을 사업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이 앞선 이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어떤 정책이 나오든 대학 측의 능동적인 자세 없이는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홍진태 전 전국산학융합지구협의회 회장(현 충북대 약학대학장)은 “우리 대학의 대표학과인 약학대학을 이전한다고 했을 때 동문들과 학교 안팎으로부터 거센 저항에 시달렸다”며 “중장기적으로 오송으로 옮기는 것이 비전이 있다는 것을 설득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실제 13개 산학융합지구 중 충북대처럼 핵심 단과대학을 통째로 옮긴 사례는 드물다. 대부분 지구는 일부 학과, 그것도 3·4학년 학생만 이전하거나 신설 학과를 만들어 옮기는 타협책을 택했다. 결국 산학협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인 만큼 대학 측의 자구노력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 예산이 아무리 늘어나도 개별 활동주체의 변화 없이는 창조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입주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따낸 연구과제도 기업들과 함께하자고 제안하고 주변 교수들에게 이러한 문화를 장려한 결과 약학과 교수 30명 중 20명은 입주 기업들과 공동 R&D 과제를 진행했다”며 “기업들이 식약처에 인허가 관련 애로사항이 있거나 자금 조달 애로가 있으면 나를 비롯한 교수들이 직접 나서 은행에 있는 지인을 소개할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쌓으려는 숨은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학이 보유한 고급 인력 풀과 기술을 기업들에 진심을 다해 지원해주려는 자세가 뒷받침될 때 유의미한 성과가 비로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 지원 방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종인 혁신클러스터학회장(한밭대 교수)은 “지금까지 산학캠퍼스 사업은 대학 일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고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며 “기업들도 대학과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을 갖고 같이 투자에 나서야 정부 지원이 없어도 생존할 수 있는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검증된 효과 없이 선정 대학 수와 예산부터 못 박아놓는 방식 역시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산학협력학회 소속의 한 교수는 “산학 캠퍼스 조성 등과 같은 정책은 지역마다 여건이 다르고 언제, 어떻게 효과를 낼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안다”며 “십수년 동안 숱한 시도에도 성공적인 산학 클러스터 모델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제라도 예산에 얽매이지 말고 제대로 된 사례를 한두 개라도 만드는 게 예산 낭비를 막는 길”이라고 제안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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