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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조 파업...민노총 가입 꼼수?

생산라인 노사 합의안 찬성에도
집행부, 협상보단 강경대응 치중
노조원들 지지 갈수록 낮아져
일각 "조합원 뜻과 다른 파업은
금속노조 가기 위한 전략" 지적

  • 이재용 기자
  • 2019-05-27 17:19:56
  • 기업
르노삼성 노조 파업...민노총 가입 꼼수?

11개월 만에 마련한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킨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27일 지명파업에 나섰지만 우려했던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르노삼성 노조가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재협상보다는 파업 등 강경 대응에 치중하면서 장기 파업에 피로감을 느낀 노조원들의 지지가 갈수록 낮아지는 분위기다. 부산공장 생산라인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조속히 분규를 끝내자는 입장이지만 노조가 이를 외면하고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르노삼성의 운명은 다시 안 개 속에 빠지게 됐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이날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처음으로 지명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하루 노조 대의원 34명을 지정해 주간조와 야간조 근무에서 모두 빠지도록 하는 지명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파업에 참여한 대의원들은 부산공장에서 실제 근무하는 조합원들이지만 예전에 비해 파업 참가 인원이 적어 전체 공정에 별다른 차질은 없었다. 노조는 또 이날 부산공장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노조 집행부 등이 상주하는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는 조만간 전면파업에 나서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잠정합의안 부결 후 회사 측에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파업 카드를 꺼내든 르노삼성 노조의 행보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가 재협상을 통해 임단협을 타결할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르노삼성 노사는 이날 간사 협의를 통해 향후 재협상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지명파업으로 간사 협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르노삼성 노조가 대다수 현장 노조원의 의사에 반하는 강경 투쟁에 나서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1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51.8%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당시 조합원의 78%를 차지하는 부산공장 조합원은 52.2%가 찬성해 역대 최고 찬성률을 보였다. 하지만 정비직이 대부분인 영업지부 조합원 65.6%가 반대표를 던져 잠정합의안은 결국 부결됐다.

부산공장 조합원들이 잠정합의안에 역대 최대 찬성률을 보인 것은 노사분규가 장기화하며 르노삼성의 ‘생산 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은 전체 생산량의 잘반에 가까운 닛산 로그 위탁생산 계약이 올해 끝나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생산량이 반토막 나게 된다. 이 경우 현재 2교대 근무 형태를 1교대 근무로 전환하야 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우려로 지난 4월 70%에 달했던 파업 참여율이 계속 낮아지며 5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했던 부산공장 조합원들은 부결 이후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가 ‘나 홀로 파업’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민주노총 가입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종규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은 지난 2011년 르노삼성 노조 출범 당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한 경력이 있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 노조가 조만간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 안건을 조합원 찬반 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가 후속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는 생산현장 조합원들의 뜻을 외면하고 강경투쟁에 몰두하는 것은 상위 노조인 금속노조로 가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의 르노자동차가 합병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르노삼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르노삼성은 그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동맹)의 전략적 협업에 따라 닛산 로그 물량을 받아서 생산해왔다. 하지만 최근 르노와 닛산의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새로운 동맹으로 들어오면서 르노삼성으로의 물량 배정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르노삼성은 그간 르노와 닛산이 밀월 관계일 때 닛산의 물량을 받아 생산해왔는데 최근 르노와 닛산이 삐걱대고 동맹에서 닛산을 배제하는 상황이 되면서 르노삼성의 물량 확보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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