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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러 나오기까지 담배냄새와 전쟁 치렀죠"

'올해의 발명왕' 김동원 LG전자 H&A사업본부 연구위원

스타일러·트윈워시 등 개발

입사 후 특허만 1,000여개

구김·냄새 등 시료 얻기 위해

수천만원어치 옷으로 테스트

세탁기·가전 기술 접목 성과





“‘LG 트롬 스타일러’의 냄새 제거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담배 냄새, 삼겹살 냄새, 고등어 냄새 등을 옷에 배게 하려다가 다른 연구원들의 눈총을 많이 받은 기억이 납니다.”

‘올해의 발명왕’에 선정된 김동원 LG전자 H&A사업본부 어플라이언스연구소 연구위원 은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타일러 개발 과정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발명의 날 행사에서 올해의 발명왕상을 받았다. 매년 산업 발전과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한 명의 발명가에게 수여되는 이 상은 엔지니어들에게 최고의 영예로 꼽힌다. 그는 LG 트롬 스타일러, LG 트롬 트윈워시 등 신개념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등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을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1996년 입사한 후 세탁기·건조기·스타일러 등 다양한 제품의 연구개발(R&D)을 진행한 그가 출원한 특허는 1,000여개에 이른다.

그가 스타일러 발명을 시작한 계기는 드라이클리닝의 번거로움이라는 실생활에서의 고민이었다. 김 연구위원은 “드라이를 할 수밖에 없는 의류의 처리 방법을 고민하고 관련 기술을 조사해보니 선행 제품의 성능이나 사용성이 떨어졌다”면서 “LG전자(066570)의 세탁기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가전·공조 분야의 기술을 접목하면 고객이 만족할 만한 의류관리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첫 난관이었던 의류 구김 제거 비법은 당시 세탁기사업부장이던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 김 연구위원은 “조 부회장이 출장을 갔을 때 호텔 욕실에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구겨진 양복을 걸어두면 구김이 제거됐다는 경험을 얘기하면서 스팀을 이용해보자고 제안했다”며 이것이 스타일러 연구 가속화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발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그는 “실생활에서의 구김과 냄새 시료를 얻기 위해 일부러 삼겹살집에서 회식을 하거나 담배 연기가 자욱한 당구장에 들른 뒤 옷을 수거한 적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며 “모피나 양복 등 고급 의류의 손상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해 한 번에 수백만 원, 수천만 원어치의 옷을 사오면서 백화점 직원의 이상한 눈초리도 받고는 했다”고 회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본인 최고의 발명품으로 스타일러를 꼽은 뒤 “요즘처럼 대기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옷을 씻어 입는다는 신개념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했을 뿐 아니라 5세대(5G) 통신과 연결해 어떤 옷을 입을지 제안하는 스타일링 기능으로의 확장성도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타일러 개발은 완료된 것이 아니라 아직도 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명왕을 꿈꾸는 후학에게는 “가전 같은 오래된 분야에서 새로운 발명이 쉽지는 않지만 알려진 기술을 조합해 새로운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도 발명”이라며 “스타일러도 여러 기술을 적용할 때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명됐듯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왜 그런지 집요하게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발명품전시회와 발명유공자에 대한 79점의 시상이 이뤄졌으며 청조근정훈장은 임용택 KAIST 교수가 받았다. 은탑산업훈장은 세계 최고의 경피약물전달 기술을 확보한 최영권 아이큐어 대표와 세계 최초로 친환경적 바인더용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발명한 박성윤 휴비스 상무에게 각각 수여됐다. 서동진 미로 대표와 김용현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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