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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차 커지고 유가 급락…글로벌 침체 현실화하나

[전선 넓히는 美-中 갈등]

무역전쟁 갈수록 격화 양상에

中 PMI 49.4 석달만에 50 하회

美 PCE도 1.0%로 후퇴 불안

美 10년물 국채에 뭉칫돈 등

투자자들 안전자산으로 이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 콜로라도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생들과 생도들을 바라보고 있다(위쪽 사진). 앞서 지난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니제르 대통령 환영식에 참석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아래쪽 사진). /콜로라도·베이징=AFP·UPI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고 첨단제품의 핵심원료인 희토류 수출제한을 다음 반격 카드로 준비하는 등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경기둔화 우려 속에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바오류(6%대 성장 유지)’ 달성이 위태로운 중국 제조업 경기마저 부진한 상태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은 국채·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오는 6월10일부터 모든 멕시코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한다고 예고하며 무역전쟁을 중국 외 국가로 확대할 태세여서 세계 경기둔화의 암운은 갈수록 짙어지는 양상이다.

3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에서 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2.159%까지 떨어지며 20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3개월 만기 국채수익률은 2.348%로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미 장기국채와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0.095%로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주요 선진국 장기국채 수익률이 수년래 최저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엔·달러 환율은 108엔대로 떨어졌다.

원유 가격도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 배럴당 3.8% 하락한 데 이어 31일 장중 배럴당 55달러 선이 붕괴됐다. 전날 런던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도 3.71% 급락하는 등 국제유가도 크게 떨어졌다.

이처럼 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무역전쟁 장기화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후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국채로 몰리는 한편 원유 수요 둔화를 걱정하며 원유 거래를 피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30일 리처드 클래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성장전망 악화를 전제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포마파이낸셜인텔리전스의 라이언 나우먼 시장전략가는 “금리 하락은 명확하게 성장둔화를 가리킨다”면서 “이 점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5월 위험회피 환경의 핵심동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 경제성장률은 올 들어 3%를 웃돌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경기후퇴를 암시하는 대목들이 눈에 띈다. 이날 발표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에서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속보치 1.3%에서 1.0%로 후퇴하는 등 불안한 점들이 노출됐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불안한 양상을 보이던 중국 제조경기도 무역전쟁 확전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1일 5월 제조업 공식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4로 3개월 만에 다시 50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49.9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PMI가 50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제조경기가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수출주문지수는 46.5로 1개월 전보다 2.7 하락했고 수입주문지수 역시 2.6 내린 47.1를 기록해 무역전쟁의 여파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전개돼온 관세전쟁이 주변국으로 확전되는 점도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미국은 당분간 유럽·일본이 아닌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집중하는 듯 보였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날 멕시코와의 관세전쟁을 선포하면서 또 변수가 생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6월10일부터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멕시코를 통해 들어오는 불법이민이 중단될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민 ‘위기’가 계속되면 관세율을 7월 10%, 8월 15%, 9월 20%, 10월 25% 등 단계적으로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부 북미 담당 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위협(관세 부과)이 실행되면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며 “이 경우 우리도 거세게 대응할 것”이라고 보복대응을 시사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충돌로 북미 서플라이체인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로 31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장중 2.4%나 급락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동시다발적인 관세전쟁에 시동을 걸자 ‘월가 빅샷’들은 무역전쟁이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헤지펀드 유리즌SLJ캐피털을 운영하는 스테판 젠은 “(미중) 경쟁구도는 내 커리어 안에 끝나지 않는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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