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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G2 통상전쟁 컨틴전시플랜 세워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5일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에 중국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그의 발언은 중국 외교부가 “(사드 배치, 화웨이 문제 등과 관련해) 한국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한국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미국은 한국의 동맹국이자 수출 비중이 12.1%인 2대 교역국이다. 중국 역시 한반도 외교안보 지형에서 중요한 한 축이자 수출 비중 26.8%의 최대 교역국이다. 정부는 이런 관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 한쪽의 편을 들었다가는 자칫 굳건한 외교안보 공조의 틀이 흔들리고 양쪽 모두로부터 무역보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지나친 눈치 보기로 갈수록 심해지는 G2 간 갈등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G2의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기업들의 움직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일 반도체 사장단과 긴급회의를 연 데 이어 TV·스마트폰·통신장비 등 주요 사업부 핵심 경영진과 연쇄미팅에 나설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G2 간 갈등이 삼성의 미래에 커다란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전사적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고 한다. 삼성은 화웨이 사태가 초래할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2의 무역전쟁은 단순한 통상 문제가 아니다. 외교안보를 포함해 세계질서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패권전쟁이다. G2가 협상을 벌이고는 있지만 앞으로 얼마 동안 어느 수준까지 진행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정부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외환위기를 겪은 뒤 컨틴전시플랜을 마련하고 방화벽을 두텁게 쌓아 몇 차례 위기를 넘겼다. 지금이라도 위기의식을 갖고 G2 패권전쟁 시나리오에 따른 컨틴전시플랜을 짜야 한다.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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