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준공 예정인 경북 포항의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BOIC). 신약개발 연구지원시설인 이곳에는 앞으로 포스텍 벤처기업 출신 제약사인 제넥신을 비롯해 국내외 제약사 등 10여곳이 입주해 산·학·연 협업을 통해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신약 개발에 나선다. 202억원의 BOIC 건립 비용은 제넥신 90억원을 비롯 지방자치단체(85억원)와 포스텍(27억원)이 나눠 투자한다.
이처럼 바이오제약기업이 ‘철강도시’로 불리우는 포항으로 몰려드는 까닭은 포스텍에 구축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세포막단백질연구소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핵심사업인 세포막단백질연구소를 유치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위해 필요한 세포막단백질의 구조와 메커니즘 규명에 핵심적으로 활용된다.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와 경쟁력 하락에 따른 기업 이탈로 지역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경북의 대표적 산업도시 포항과 구미가 과학기술 분야 공모사업을 잇따라 따내며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올 들어 지난 달까지 14개에 달하는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1,092억원을 확보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상반기에만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이 기대된다. 대부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되는 기술사업이다.
특히 신약개발 사업은 오는 2023년까지 5년 간 국비 등 458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세포막단백질 전문연구소는 독일·미국에 이어 전세계에서도 세번째로 건립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질병 원인의 60%를 차지하는 세포막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해 신약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제약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송경창 포항시 부시장은 “포스텍에서 배출되는 석·박사급 고급 인력과 국내 유일의 3·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신약개발이 가능한 곳은 포항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구미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사업이 속속 추진된다. 5G 활성화를 위한 핵심부품 및 융합제품 개발과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 등의 사업이 공모를 통해 선정, 사업추진의 길이 열렸다. 구미가 3G·4G에 이어 5G 기술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5G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미래산업 영역에서 활용된다. 특히 5G 테스트베드 구축은 대기업의 수도권 및 해외 이전 등으로 수출과 산업단지 가동률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구미의 전자·모바일 등 주력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포항과 구미에는 재난현장활용 로봇개발(포항), 양자컴퓨터 요소기술 개발을 위한 선도연구센터 지원(포항),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구축(구미), 국가디지털 전환(구미) 등의 과학기술분야 사업이 추진된다. 김호진 경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장은 “과학기술 분야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주력사업 활로 모색과 함께 미래먹거리 창출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며 “지역기업이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에 맞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안동=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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