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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넥신·툴젠 합병...바이오 합종연횡 신호탄

면역항암제+유전자가위 기술로

범용CAR-T치료제 가속도 기대

"시너지 창출" M&A도 잇따를듯

제넥신과 툴젠이 합병을 결정하고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유석 제넥신 대표, 성영철 제넥신 설립자, 김진수 툴젠 설립자, 김종문 툴젠 대표./사진제공=제넥신






바이오벤처기업 제넥신과 툴젠이 전격 합병을 결정하고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간의 첫 인수합병이어서 글로벌 진출을 향한 ‘K바이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제넥신은 툴젠을 인수해 새 법인명인 ‘툴제넥신’으로 새롭게 출범한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인 제넥신은 면역항암제와 유전자 기반 백신을 개발 중이고 코넥스 상장사인 툴젠은 3세대 유전자가위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양사는 이번 합병으로 제넥신이 보유한 면역항암제 경쟁력에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을 접목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롭게 출범하는 툴제넥신은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키메라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개발에서도 한층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전망이다.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분리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 CAR-T 치료제는 1회 투여로 급성백혈병 환자의 80%가 완치되는 효능을 갖춰 ‘꿈의 항암제’로 불린다.

기존 치료제보다 효능이 월등하지만 환자 개인을 위한 ‘맞춤형 치료제’인 탓에 가격이 비싸다는 게 대중화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세계 최초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킴리아’는 1회 투약 비용이 4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누구나 투약할 수 있는 범용 CAR-T 개발에 나서고 있다. 건강한 기증자에게 세포를 기증받아 CAR-T 치료제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최대 단점이었던 가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면역항암제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넥신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보유한 툴젠이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범용 CAR-T 치료제 개발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도 정작 코스닥 입성에 줄줄이 실패한 툴젠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이라는 숙원을 이뤘다.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툴젠은 앞서 세 차례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자본력을 갖춘 1세대 바이오벤처 제넥신과의 합병으로 유전자가위 기술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필요한 종잣돈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제넥신의 최대주주인 한독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1세대 제약사로 꼽히는 한독은 최근 들어 국내외 바이오벤처 인수합병과 자본투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넥신 외에 SCM생명과학과 ABL바이오 등에 투자했고 최근에는 미국 바이오벤처 트리거테라퓨틱스와 레졸루트에 각각 60억원과 28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을 계기로 앞으로 국내 바이오벤처 업계에 사실상 전무했던 인수합병 사례가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라며 “다만 제넥신과 툴젠의 주력 분야가 상이한 만큼 합병 후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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