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설탕세(sugar tax)’가 주소비층인 저소득층에 타격을 준다며 설탕세 재검토를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존슨 전 장관은 전날 보수당 당대표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존슨 전 장관은 “사람들이 살을 빼고 더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저 세금을 더 많이 부과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걷고, 자전거를 타고, 더 많은 운동을 하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설탕세 대상에 밀크셰이크 등을 추가하는 데 대해서도 “가장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설탕세는 당분 함유량이 높은 소프트 음료에 부과하는 것으로, 100㎖당 당분 함유량이 8g 이상이면 ℓ당 24펜스(약 350원), 5∼8g이면 ℓ당 18펜스(약 260원)를 부과한다. 영국 정부는 최근 밀크셰이크에도 설탕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존슨 전 장관은 이른바 ‘죄악세’(sin tax)가 실제로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지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죄악세는 설탕세 외에 담배나 술에 부과되는 세금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영국에서는 알코올 도수에 따라 맥주 1ℓ당 8.4∼24.7펜스(약 120∼360원)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도수가 높은 와인이나 증류주 등에는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존슨 전 장관은 “10월 31일 우리가 유럽연합(EU)을 떠나면 이 나라에서 정치가 행해지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역사적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확실한 증거에 기반한 조세정책이 새로운 정치를 행하는 좋은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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