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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人] 김상조, 취임초부터 '광폭행보'…시장소통인가 오버액션인가

日 핵심소재 수출규제 보도 터지자

5대 그룹 부회장과 직접 긴급통화

김기남 등 핵심관계자 만나기도

시민단체·공정위 시절 인맥 동원

문턱 낮추고 소통 긍정적 평가 속

靑참모 튀는행보 우려 목소리

'경제 투톱 갈등' 재연 가능성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오전 김수현 정책실장 후임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임명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 브리핑실에서 김상조(왼쪽) 신임 정책실장이 김수현 전 정책실장에 이어 인사말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갖던 시간, 청와대 정책실은 다른 이유로 숨 가쁘게 움직였다. 당일 오전 일본 산케이신문에서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의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규제에 나선다는 보도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는 이날 오후3시께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이날 오전11시께 국내 A그룹 부회장에게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화가 걸려왔다. A그룹의 한 관계자는 “두 분은 김 실장이 시민단체에 있던 시절부터 친분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따른 파급을 분석한 자료를 오후로 예정된 회의 이전에 청와대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정책실장의 긴급 요청에 기업들 역시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 실장은 이날 삼성·LG·SK 등 국내 5대 그룹의 주요 부회장들에게 모두 직접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이어 다음날부터 김기남·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비롯해 기업 핵심관계자들과 만나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오전 김수현 정책실장 후임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윤종원 경제수석 후임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 브리핑실에서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정책실장이자 ‘구원투수’로 투입된 김 실장이 취임 초부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정책실장이 직접 본인의 인맥을 동원해 기업 임원들과 접촉하는 것은 매우 낯선 모습이다.

김 실장은 여기에 더해 주요 언론사 간부들과도 릴레이 만남을 갖는 등 다방면으로 소통을 늘리고 있다. 김 실장은 지난달 취임 이후 청와대 정책실 내부에 첫 지시사항으로 ‘이해관계자들과의 만남’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김 실장의 행보에 대해 일단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전임자들에 비해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시민단체 및 공정거래위원회 시절에 쌓은 인맥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청와대 정책실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통상 이런 사건이 터졌을 때 담당 부처 공무원과 기업 실무진 간 논의부터 시작돼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 정책실장과 기업 임원들이 바로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은 대책의 속도와 효과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에 더해 소득주도 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21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 실장의 다소 ‘튀는 행보’와 ‘돌출 발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물밑에서 정책을 조율해야 할 대통령의 참모가 전면에 나설 때마다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일으키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간 갈등에 따른 ‘경제 투톱’ 논란이 장기간 지속된 바 있다.

김 실장은 취임 직후 “각 부처 장관께서 야전사령관이고 청와대 정책실장의 역할은 병참기지다. (정책실장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이 현장에서 충실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후선에서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대선캠프에서부터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관여한 ‘핵심실세’인 김 실장이 튀는 행보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되면 자연스레 ‘경제 투톱’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취임 초라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김 실장이 다소 파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나 곧 정책실장으로서의 본인의 역할을 정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홍우·양지윤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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