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기둥이고 성장동력인 제조업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 박사는 저서 ‘넥스트 소사이어티(Next Society)’에서 “부와 일자리의 창출자로서 제조업의 쇠퇴는 세계의 경제, 사회, 그리고 정치의 전망을 바꾸어 놓는다”고 피력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방안으로 제조업의 강화를 통한 제조업 부흥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2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제조업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다”며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이제 우리 경제의 생존문제”라고 했다. 한은 총재가 제조업계 관계자들과 별도 간담회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1월 말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산업정책이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뼈아프다”며 ‘제조업 부흥’을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주력인 30~40대와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와 성장률이 큰 폭으로 줄고 도소매업 등에서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제조업 기피 현상도 갈수록 확연해지고 있다. 한국을 떠나는 대·중소기업이 급증하고 국내 설비투자도 저조하다. 중소기업을 붙잡아두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는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오늘날 미국·유럽연합(EU)은 물론 중국 등도 경제성장동력으로서 제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해 강력한 부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후 제조업의 본국 회귀가 본격화됐다.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의 도래에 따라 한국적 특성이 반영된 전략수립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상황이다.
최근 한 견실한 중소·중견 기업체의 공장을 견학했다. 최고경영자(CEO)는 업력 40여년이 넘는 업계의 베테랑으로 전기절연체 공장을 세워 지금까지 굳건히 이끌고 있다. 그처럼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에 종사하는 경영자들이 존재하는 한 한국 경제의 전망은 밝다.
최근의 제조업 경쟁 상황의 변화가 우리나라에 우호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제대로 대응해 재도약의 기회로 활용하려면 범정부적 경쟁력 강화대책이 시급하다. 제조업 경영자들은 “중국에 가격경쟁력은 밀리는데 임금은 계속 오르니 열심히 일할 맛이 안 난다”고 말한다. 일부 중소기업인들은 ‘이제 제조업 하면 바보’라는 소리까지 한다.
세계적 산업용 로봇제조 기업인 일본 화낙의 이나바 요시하루 회장은 “한국과 일본 모두 풍요로운 나라가 되려면 제조업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한국도 어떻게 제조업 기반을 튼튼하게 키워나갈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면서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아울러 ‘조립·제조공정 기술’에서 한 발 더 나간 소재·부품기술의 획기적 발전을 통해 명실상부한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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