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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특파원의 차이나페이지] <24> 中서부·동남아 진출 교두보로 고속성장...아직 인프라는 부족

['일대일로의 길목' 中광시좡족자치구]

서부대개발·소수민족 우대 등

중앙정부 4대 정책 전폭 지원

작년 지역 성장률 6.8% 달해

동남아가 교역비중 50% 차지

한국 미개척 신시장으로 주목

11년만에 열린 양국 우호 행사

포스코 등 주요기업 대거 참석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시 소재 둥펑류저우자동차의 한 근로자가 완성차 조립에 열중하고 있다. /류저우(광시)=최수문기자




지난 8~10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에서 진행된 ‘2019 한중 우호주간’ 행사에서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천우 광시자치구 주석에게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와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연결해 양국이 함께 성공을 거두자고 말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이번 행사에 한국 기업들을 대거 대동함으로써 중국 측의 기대를 높였다.

한국 정부와 중국 지방정부의 경제·문화 교류행사인 ‘우호주간’이 광시자치구에서 열린 것은 지난 2008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의 관문으로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광시 지역이 우리에게는 미개척 시장의 하나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 후로 10년이 흐른 2018년 현재 한국과 광시자치구의 교역액은 7억3,000만달러(약 8,000억원)로 전체 한중 교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개척할 수 있는 지역이 아직 많이 남은 셈이다.





중국 광시자치구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광시자치구는 일대일로·서부대개발·연해개방·소수민족우대 등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에 지원하는 정책 4관왕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베트남과 육상·해상에서 국경을 접한 이곳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사업에 있어 동남아 진출의 핵심 통로이자 서부대개발 대상지로 중국 서부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이기도 하다. 다만 동부 연안에 비해 개발이 늦어 물류 등 기초 인프라가 부족하고 전문인력도 많지 않다. 한국으로서는 지리적으로 너무 멀다는 불리함도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변방인 광시자치구가 최근 주목받는 것은 오히려 그 변방이라는 지리적 입지 때문이다. 중국이 동남아와의 교류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동남아에 인접한 광시자치구는 기대의 대상이다. 광시자치구 성도인 난닝에서는 매년 ‘차이나·아세안 엑스포’가 개최된다. 오는 9월에는 벌써 16번째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광시자치구의 교역국가 가운데 동남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한국은 1.2%에 불과하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광시자치구와 베트남은 한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시기가 있다. 1979년 중·베트남전쟁 때문인데 중국이 시작한 이 전쟁에서 사실상 패하면서 광시자치구의 교역은 큰 타격을 받았다. 이후 1980년대 개혁개방과 함께 광둥성 등 동부 연해 지역이 성장하면서 서쪽 내륙에 있는 광시자치구는 발전에서 소외된 채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낙후된 서부 지역을 살리기 위해 2000년부터 서부대개발 정책을 실시하면서 관광과 농업·지하자원 등으로 먹고살던 광시자치구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동남아와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동남아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광시자치구에 잇따라 공장을 세우고 교류를 시작했다. 2004년에 처음 개최된 ‘차이나·아세안 엑스포’는 광시자치구의 성도인 난닝을 중국의 대동남아 교류 중심지로 만들었다.

특히 시 정권이 일대일로에 박차를 가하면서 광시자치구는 동남아를 ‘일로(해상 실크로드)’에 끌어들이는 핵심 위치에 서게 됐다. 지난해 이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6.8%로 전국 평균(6.6%)보다 높았다.





광시자치구에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이용한 금속제조업을 비롯해 석유화학공업·자동차제조업·식품산업이 발달했다. 특히 자동차산업이 주목을 받는데 광시자치구 류저우시는 중국 5위의 자동차 제조 도시이기도 하다. 지난해 류저우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253만대에 이르렀다.

전통적으로 관광산업도 발달했다. 광시자치구는 자치구라는 이름처럼 좡족·묘족 등 소수민족, 즉 비(非)한족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그만큼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한동안 개발에서 소외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구이린(계림)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다만 아직 광시자치구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동남아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술이나 자본을 갖고 있는 미국·유럽·일본 등의 주목을 받기를 바라지만 그들의 관심은 다소 약하다. 경제가 활황인 광둥성의 이웃이라는 불리함도 있다.

이 점이 한국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8~10일 광시자치구 난닝·류저우에서 진행된 ‘한중 우호주간’에 참석한 광시 정부와 기업들은 한국에 큰 관심을 표시했다. 천 주석은 당시 폭우에 따른 홍수로 피해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장 대사와 회담에 임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천 주석은 “광시자치구의 장점을 살려 한국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10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시에서 진행된 자동차 상담회에서 한중 관계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류저우(광시)=최수문기자


10일 류저우에서 진행된 자동차 글로벌파트너링 상담회에도 10여개의 현지 자동차 기업들이 참가했다. 중국 자동차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한국 부품업체들도 적극성을 보였다. 광시자치구에 이르는 교통 등 인프라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 대해 행사에 참가한 한국 부품업체 관계자는 “납품 계약이 성사될 경우 직접 류저우에 공장을 세울 수도 있다”고 호응하기도 했다.

앞서 9일 난닝에서 열린 한중 경제협력포럼에는 정창화 포스코차이나 법인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송철호 베이징한미약품 부회장, 고광호 대한항공 중국지역본부장, 이진용 한화차이나 수석부총재 등 주요 기업의 중국 책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황 사장은 “중국 지방에서도 최신 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장 대사는 이번 행사에서 기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를 대신할 한중 경제협력 모델의 새로운 방향으로 ‘위드 차이나(with China)’와 ‘포 차이나(for China)’를 제시했다. 동반자적 입장에서 중국과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또 우수한 제품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한다는 의미다. 장 대사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신남방정책의 윈윈을 위해 광시좡족자치구가 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베이징특파원 chsm@sedaily.com

9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시에서 열린 ‘2019년 한국·중국(광시) 우호주간’ 부대행사인 한국상품전시전 개막식에서 장하성(왼쪽 네번째) 주중대사, 왕쥔화(〃다섯번째) 광시자치구 부주석, 정창화(〃두번째) 중국한국상회 회장(포스코차이나 법인장), 황득규(〃아홉번째) 중국삼성 사장 등이 테이프커닝 세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주중한국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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