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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대출 줄이지 말라"...윤석헌, 은행에 공개경고

임원회의서 직접 언급 '이례적'

"부실땐 책임질건가" 은행 부글





조선·해운·자동차 등 주력산업 침체에 따른 협력업체 부실 우려로 시중은행이 대출 관리업종 지정 등 여신관리를 잇따라 강화하고 나서자 윤석헌(사진) 금융감독원장이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출을 줄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윤 원장은 지역 산업현장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말라’며 여러 차례 대출회수를 자제해달라고 강조해왔지만 임원회의를 통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은행들이 내수 민감업종이나 조선·해운·자동차 협력업체 등을 관리업종으로 지정하는 등 대출 죄기에 나선 데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출 부실을 막기 위해 보수적인 여신관리에 나서려던 은행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처지에 몰렸다. ★본지 7월15일자 1·3면 참조

16일 열린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윤 원장은 “은행권이 여신 유의업종 운영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금공급이 위축될 소지가 있다”며 “금융회사 본연의 역할인 실물 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좋지 않다고 금융회사가 신용공급을 과도하게 줄이면 경기변동의 진폭이 커져 오히려 자산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를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면서도 충실하게 신용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중은행은 해운·건설에 이어 조선·철강·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중소 협력업체들의 대출 부실이 늘자 이들 업종을 관리업종으로 지정하고 여신심사를 강화해왔다. 이날 발언은 이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실제 금감원은 이날 윤 원장의 발언 내용을 ‘보도참고자료’로 깜짝 공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은행권의 제조업 중기 대출 증가액은 5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금융권 전체 중기 대출 증가액(26조7,000억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특히 조선·자동차업 중기 자금공급은 정체 상태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건전성 관리와 관리업종에 대한 대출 확대를 동시에 주문한 윤 원장의 발언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지난달 말 조선업(6.55%), 건설업(4.10%), 자동차(4.04%) 등 일부 관리 업종의 부도율이 4~6%대로 치솟은 만큼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중은행 임원은 “경기부양 카드가 시급할 정도로 경기 하락 징후가 뚜렷해 상반기부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로 부실전이 가능성을 차단해야 할 시점에 은행에 이 같은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윤 원장의 지적이 최근의 건전성 관련 규제 강화 흐름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임원은 “관리업종에 해당하더라도 일시적인 자금 경색을 겪는 우량기업이라면 유동성을 적시에 공급해 위기를 넘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예대율 등 금융권 건전성 규제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은행들로서는 중소기업 중에서도 옥석을 가려 자금을 지원해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당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민우·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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