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대표이사가 자주 교체된 상장사의 주가 하락세가 공식처럼 자리 잡고 있다. 주로 임기 만료 또는 정기주주총회 외에 ‘일신상의 사유’ 등으로 대표이사 교체가 추가로 이뤄진 경우다. 이런 기업들은 대체로 실적 하락, 경영권 분쟁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2회 이상 대표이사 교체 공시를 한 코스닥 상장사는 26개로 집계됐다. 이중 상장폐지 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매매거래가 정지된 기업이 12개에 달한다.
인보사 사태의 코오롱티슈진(950160)이 대표적이다. 티슈진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이범섭 공동대표가 노문종 공동대표로 교체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보사 허가 취소, 거래소의 매매거래 정지 및 상장폐지 심사 결정 이후인 6월 이우석 공동대표가 사임했다. 5월28일 거래가 정지된 티슈진 주가는 지난해 말 종가 4만3,150원에서 8,010원으로 81.4% 추락했다.
대표이사 변경 공시가 가장 잦았던 기업은 바이오빌(065940)·지와이커머스(111820)·피앤텔(054340)로 각각 4회에 달했다. 세 기업 모두 경영진 횡령·배임 혐의 발생, 경영권 분쟁 소송 등이 제기됐고 현재 매매거래가 정지돼 있다.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14개 기업 중 올 들어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8개다. 한류AI센터(222810)는 4월1일 각자 대표 1명 추가 선임 후 22일 대표 1명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는 등 3차례에 걸쳐 대표이사가 변경됐다. 한류AI센터는 올 들어 73.8% 급락했다. 역시 3차례에 걸쳐 대표이사가 바뀐 THE E&M(089230)은 급등락이 잦은 종목으로 꼽힌다.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4월 해제됐다.
신약 임상 실패의 여파로 올 들어 61% 급락한 에이치엘비(028300)는 3월27일 정기주총 후 진양곤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으로 전문경영인 2명의 각자 대표체제가 됐다가 다시 6월10일 각자 대표 2명이 사임하고 진 회장이 단독 대표로 복귀하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2회 이상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진 기업 10개 중 제이준코스메틱(025620)(-50.4%), 비티원(101140)(-30.9%) 등 6개가 올 들어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로 코스닥 시장에서 여러 문제가 있는 기업들이 잦은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소액주주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폐 요건이 엄격해지면서 요주의 기업 퇴출도 어려워져 시장 분위기를 흐리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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