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내 골프가 더 기대된다.”
한 시즌 메이저대회 3승 대기록의 문턱에서 돌아섰지만 고진영(24·하이트진로)은 더 강한 ‘메이저 사냥꾼’이 된 듯하다.
고진영은 5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밀턴킨스의 워번 골프클럽(파72·6,756야드)에서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총상금 450만달러)을 3위로 마쳤다. 4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골라내며 맹추격에 나섰으나 2타가 모자랐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그는 1위 시부노 히나코(일본·18언더파), 2위 리젯 살라스(미국·17언더파)에 이어 단독 3위에 올랐다.
이로써 2013년 박인비(31·KB금융그룹) 이후 6년 만이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대 다섯 번째 한 시즌 메이저 3승이 아쉽게 무산된 고진영은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 확정으로 보상을 받았다. 메이저 10승을 포함해 투어 통산 72승을 거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이름을 딴 안니카 상은 연간 5대 메이저 톱10 입상에만 포인트를 부여해 합산점수 1위에게 주는 상이다. 고진영은 메이저 2승과 이번 대회 3위 등으로 가장 높은 138점을 쌓았다. 2014년 제정된 이 상을 한국 선수가 받은 것은 2015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29·메디힐)에 이어 고진영이 세 번째다. 에비앙 우승으로 탈환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킨 것도 수확이었다.
고진영은 경기 후 “어렸을 때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메이저 3승 도전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안니카 어워드를 수상하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른 선수가 더 잘해서 우승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나는 최선을 다했다. 올해는 메이저에서 어떤 부분을 채워야 할지 많이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의 내 골프가 더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두 시부노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고진영은 5~7번홀 3연속 버디에 이어 10번과 12, 13번홀에서도 1타씩을 줄여 한때 공동 선두에 오르며 희망을 이어갔다. 그러나 15번홀(파5)에서 각각 버디를 잡은 시부노, 살라스에 1타 뒤진 마지막 홀에서 홀 바로 앞에 정지한 버디 퍼트와 함께 우승 도전도 멈춰 서고 말았다. 시부노는 마지막 홀 긴 거리 버디 퍼트를 넣고 승부를 마무리했다.
21세 시부노는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신인으로 1977년 LPGA 챔피언십 히구치 히사코 이후 42년 만에 일본 선수 메이저 우승을 일궈내는 이변을 일으켜 67만5,000달러(약 8억원)의 상금을 받았다. 박성현은 10언더파 8위, 이정은은 9언더파 공동 9위로 마쳤다.
이번 시즌 LPGA 투어 통산 10승을 합작한 한국 선수들은 5개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ANA 고진영)-우승(US오픈 이정은)-준우승(여자PGA 박성현)-우승(에비앙 고진영)-3위(브리티시 고진영)의 빛나는 성적을 거뒀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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