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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알아야 이긴다"...식민지역사박물관 '북적'

일본, 한국 수출규제 강화 이후

관람객 2배 늘어 지난달 1,500명

'일본회의 정체' 등 관련책도 불티

국내 최초의 일제강점기 전문박물관인 식민지역사박물관./연합뉴스






“그동안 일본 식민지 시대의 역사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배우고 싶어요.”

지난 4일 서울 용산의 식민지역사박물관은 평소 주말과 달리 학생·직장인들로 북적였다. 이날 박물관에서 만난 이모씨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며 “한일 갈등에 대해 물으면 대충 얼버무리고는 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알아서 앞으로는 확실히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일 갈등이 나날이 깊어지는 가운데 양국의 역사를 차분히 배우고 이성적으로 대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감정적인 대응보다 양국 간 역사를 제대로 알고 일본 정부에 논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7일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국내 최초 일제강점기 전문박물관인 식민지역사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이 지난달 1,500명으로 전월 800명에 비해 두 배가량 급증했다. 지난달 초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서 관람객이 급증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한일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단체 관람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일본 이슈가 지속하면서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도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곳을 찾는 일본인들도 늘어 눈에 띈다. 8월에만 훗카이도대·하토쓰바시대·리츠메이칸대 등에서 교수와 학생·교직원들의 단체 관람이 예약돼 있다. 현재까지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계에서도 반일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극일(克日)’ 차원에서 일본을 제대로 알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가 주도해 집필한 ‘반일 종족주의’는 현재 정치사회 분야에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 예스24는 5위에 올라 있다. 이 책은 ‘일본을 악의 종족으로 여기는 것은 위험한 반일 종족주의’라고 비판한 책이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5일 “구역질 나는 책”이라며 원색적인 비판을 퍼붓기도 했다.

일본의 최대 우익단체인 일본회의를 분석한 ‘일본회의 정체’는 교보문고 정치사회 분야 베스트셀러 7위에 올라 있다. 또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루스 베네닉트의 ‘국화와 칼’을 비롯해 ‘일본 산고’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일본사’ ‘사쿠라가 진다’ 등의 판매량이 세 배 이상 늘었다. 또 ‘1930년대 이후 항일무장투쟁 연구 1·2’ 등과 같은 항일 운동 서적들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편 일본을 향한 항의 시위는 이날도 계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이날 새벽 서울 성북구의 주한일본대사관저 정문 부근에 승용차를 세워두고 관저 관계자의 출근 저지 시위를 벌였다. 오 대표는 “총성 없는 경제 전쟁을 시작한 일본에 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대사관저 인근 골목에서 “독립군의 피, 일본군 총칼에 죽어간 선열들의 피를 의미한다”며 고추장을 탄 물을 비닐봉지에 넣어 던지기도 했다.

/김지영·연승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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