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이메일보내기

사회사회일반
"韓, WTO서 '日통상보복' 승산··· ICJ 가도 나쁠 것 없다"

[한일 경제전쟁]

■법률가 진단





최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두고 한일 양국이 앞다퉈 보복 조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법조인들은 우리 정부가 경제적 방법보다는 ‘국제법적 질서’로 승부해 출혈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의 통상보복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는 확실히 나눠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뤘다. 일본 통상보복의 경우 명백히 자유무역 질서를 어긴 조치인 만큼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제소하면 승산이 매우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의 경우도 설사 패소하더라도 더 이상의 확전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불리할 것이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8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에 따르면 법조계 인사 상당수는 현 한일 대치 상황을 마냥 지속하기보다는 WTO와 ICJ 등 국제기구에 객관적 판단을 맡기는 것이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상호 간 보복성 조치로 자해적인 치킨게임을 진행하기보다 사법적 해법으로 분위기를 몰아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이 일본 통상보복을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명확히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 경우 WTO에서는 승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공통된 전망이었다.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한국 정부가 먼저 통상공격과 대법원 판결을 혼동해 반응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 정부가 원하는 바이기 때문에 정말 정신 차려야 한다”며 “통상보복만 떼면 일본의 규제 조치에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세종의 김두식 대표변호사는 “WTO에 제소하게 되면 ‘국가 안보상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때’ 외에는 수출 통제의 예외 조항이 없다”며 “일본이 대법원 판결을 아니라 우리와의 교류를 규제하는 안보상 이유가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통상보복-징용공 문제 떼내

‘국제법적 질서’로 승부해야



시간 벌고 부당성 홍보 기회

日 ICJ 제소 방안 고려해볼만

일본이 요구한 대로 한일청구권 협정과 대법원 판결 해석을 두고 ICJ 제소와 제3국 국제 중재를 통하는 방안도 반드시 나쁜 카드가 아니라는 의견도 많았다. 이 경우 패소 가능성도 있지만 오히려 국제법적 판단을 기다리는 동안 냉각기를 가질 수 있어 외교적·평화적 해결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또 일본의 과거 만행과 현 조치의 부당성을 세계에 홍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ICJ 제소의 경우 WTO 제소와 달리 승소 가능성을 장담하는 법률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김학성 강원대 로스쿨 교수는 “중재보다는 적극적으로 ICJ에 제소하는 게 낫다고 본다”며 “강제징용 자체가 노예제도를 금지하는 국제법에 어긋나기 때문에 분쟁 과정에서 일본의 만행이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CJ에서 패배하더라도 ‘우리 대법원 판결을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았다’ 정도의 불이익이라 지금의 한일관계 악화가 확전되는 것보다는 좋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바른의 박철 대표도 “경제보복보다는 사법적으로 풀다 보면 몇 년의 시간이 소요될 텐데 그간 양국이 진정하고 냉각기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일본에 비해 ICJ 역량이 부족하든, 그렇지 않든 경제전쟁을 벌이는 것보다 (국가 손실 측면에서) 훨씬 저렴하다”고 꼬집었다.

국제 중재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반헌법적이므로 ICJ 제소보다 이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왔다. 최원묵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는 “지금 상황은 누가 봐도 외교 교섭에 실패한 상황이며 국제 중재로 가는 것은 청구권 협정이라는 국제 조약상의 의무”라며 “우리 헌법에 국제조약을 무시하면서까지 형식적인 삼권분립을 준수하라는 말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ICJ 제소가 의무사항은 아니나 중재 재판보다는 더 엄격하게 국제법적 해석이 내려질 것”이라며 “협정 체결 당시 잘 알려지지 않은 위안부 문제와 달리 징용문제는 치열하게 논의됐던 만큼 엄격하게 해석될수록 우리 측에는 불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경환·조권형·백주연·오지현 ykh2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회부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증권 중소기업 과학 IT 유통 법조 등 출입했습니다.
최소한 세상에 부끄럽지는 말자 라는 마음으로 일하는 중입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이종환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발행 ·편집인 : 이종환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