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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미중 갈등에 韓 사면초가…장기전략 짜야"

[손성원 前 미국 한미은행장 뉴욕특파원 간담]

"美 '대중관세 25%' 전면전땐

세계 GDP증가율 0.5%P 깎여

정권따라 정책전환 할수 있지만

한국은 너무 많이 바뀌어 문제"





손성원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8일(현지시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나빠지고 있으며, 그 충격이 꽤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한국 경제는 사면초가 상태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외교를 아우르는 장기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날 뉴욕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미국이 모든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매기는 상황을 가정해 “미중이 전면적 관세전쟁을 벌일 경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 1.6%포인트, 미국은 내년에 0.4%포인트 줄어들 것”이라며 “내년 세계 GDP 증가율도 0.5%포인트 깎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문제는 대통령이 바뀌면 (정책이) 너무 많이 바뀐다는 것”이라며 “(정권교체에 따라) 경제와 외교정책이 조금씩 바뀔 수는 있는데 너무 많이 바뀐다.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너무 바뀌지 않게 장기전략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정책을 비롯해 최근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 한미은행장 출신인 손 교수는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수석이코노미스트를 활동했으며 최근까지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중요한 정책 결정을 내릴 때마다 손 교수에게 자문을 구할 정도로 미국 내에서도 이름난 경제 전문가다.이날 손 교수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올해 안에 0.5%포인트 이상, 최대 0.75%포인트의 파격적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는데 시장에 영향이 없었다”며 “(시장에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는) 쇼크를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나 0.75%포인트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번 금리 인하가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파월이 쇼크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손 교수는 미국도 기준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중립금리는 0.5% 수준”이라며 “미국의 기준금리도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마이너스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마이너스 금리인 유럽이나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마이너스 금리가 미국 경제를 치유하는 근본적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연준의 신뢰성이 훼손돼 금리 인하의 약발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연준은 금리를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올렸다”며 “최근의 금리 인하도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내렸다는 생각이 강해 연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위안화에 대해서는 “중국도 위안화 약세가 좋지만은 않다”며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 자금유출이 많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시장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점쳤다.

그는 외부 환경에 휘둘리는 한국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손 교수는 “한국은행은 연준이 금리를 내리니까 (우리도) 금리를 내린다고 하는데 이는 효과적이지 않다”며 “나름의 전망을 갖고 우리의 판단에 따라 금리를 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상승세인 원·달러 환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손 교수는 “앞으로 한국에서 원화 강세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없다”며 “지금 1,200원대인데 내년에는 1,250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일갈등은 예상보다 오래 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한일갈등은 경제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라며 “그래서 더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의 해법으로는 생산성 향상을 제시했다. 손 교수는 “경제에 있어 노동력과 생산성이 중요한데 저출산으로 노동력이 늘어날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인공지능(AI) 같은 하이테크 정보기술(IT)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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