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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 더 나은 수익률을 위한 공식

기업의 실적 보고 규칙을 바꾸면 R&D 투자를 늘리고 투자자들을 더 만족시킬 수 있다. By Ryan Derousseau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트위터 메시지에 (투자자들의 심박 수는 물론) 주식 시장이 요동치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주식 시장 개혁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일부 자산 운용업체들은 “시장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는 제안”이라 평가하고 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깜짝 발표를 했다. 상장기업 의무 재무보고 횟수를 연 4회에서 2회로 단축하도록 미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Commission)에 제안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지는 민간 기업의 비용을 절감하자는 것이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다른 이유로 이를 반기고 있다. 단기 실적에 치중하는 기업의 의사 결정-연구개발을 저해해 장기적으로 주주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다-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일단 기업이 상장을 하면, 매 분기 상세한 재무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갖게 된다. 애널리스트들과 주주들은 이 보고서를 꼼꼼히 연구해 기업 상태를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또 많은 기업들은 예상 이익추정치 혹은 ’가이던스‘를 제공한다. 이 예상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종종 기업 주가는 곤두박질을 친다.

비판론자들은 문제가 여기서부터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기업들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장기 계획보단 분기별 추정치 달성을 우선시한다. 비용이 적게 드는 (자사주 매입 등) 단기적 미봉책을 쓰거나, R&D 투자 축소처럼 종국엔 제살을 깎아먹는 결정을 하기도 한다.

이런 선택들은 결국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 회계학과 교수 K.R. 수브라마니암 Subramanyam은 최근 2,000여 개 기업들을 평가했다. 그는 ’가이던스에 집중하는 기업들(dedicated guiders)‘에 주목했다. 각 산업별로 가이던스를 가장 자주 발표한 기업들이 평가 대상이었다. 이 교수의 평가에 따르면, 조사 업체들은 동종 기업들에 비해 더 높은 분기별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연구개발에는 더 적게 투자해 장기적인 이익 성장률은 더 낮았다.

일러스트=포춘US




이런 데이터는 JP모건체이스 CEO 제이미 다이먼 Jamie Dimon 주도의 로비단체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Business Roundtable Table’이 워런 버핏의 행보에 동참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 단체는 올 여름 기업들에게 가이던스 발표 횟수를 줄이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기업의 실적 보고 자체를 줄이는 방안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이 제안이 투자자들에게 이롭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수브라마니암 교수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요건이 완화돼도 많은 기업들이 계속 가이던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들은 기업 보고서가 연 2회만 나올 경우, 실적 발표를 전후해 주가가 더 크게 출렁거릴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주주들은 수혜를 볼 것이다. ‘펀더멘털이 우수한’-경영진이 안정적이고 대차대조표가 건전하고 실적 또한 견고한-기업의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이 한동안 ‘침묵을 지키더라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 기업들을 신뢰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제안의 가장 큰 수혜자는 총 예산 대비 R&D 비율이 높은 기업들이다. 물론 ‘기업 경영진의 장기 투자가 단기 실적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여기는 일부 조급한 투자자들의 이탈로 주가는 잠시 떨어질 수도 있다.

R&D에 많은 투자를 단행해 현재 이 같은 딜레마에 빠진 3개 기업이 있다. 하지만 이 업체들의 주가는 R&D 투자가 성과를 내면 곧 반등할 것이다(보고규칙 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말이다).

스카치테이프와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대기업 3M(MMM·주가 207달러)은 매출의 약 6%를 R&D에 투자한다. 업계 평균의 약 두 배다. 투자 리서치기업 모닝스타는 ‘3M이 투자액 1달러 당 9달러의 수익을 낼 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예측은 3M의 주가를 올리기에 충분치가 않았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6개월 간 13%나 하락했다. 게다가 중국 내 스마트폰 구매량 감소로 (스마트폰 보호) 광학필름이 들어간 전자기기 매출에 타격을 입었고, 자동차 부문 판매 부진으로 차량관리 제품 라인도 위축됐다. RBC의 애널리스트 딘 드레이 Deane Dray는 “3M의 문제는 경영상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며 “이 기업의 주식은 동종 업계에서 프리미엄을 주고서도 살 만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 보고 횟수가 줄어들면, 현재 회생 중인 기업에게도 유리하다. 포드자동차(F·주가 9달러)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다국적 회계감사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 Coopers, PwC)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많은 R&D 투자를 하고 있다. 포드는 자율주행 차량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며 실리콘밸리 기업들과도 경쟁하고 있다. 게다가 구매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신형 모델들을 아직 출시하지 않은 상태다. 그 중에는 신형 익스플로러 SUV와 재출시 예정인 브론코 SUV시리즈가 포함돼 있다. 대신 포드는 다른 부문에선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휘스턴 David Whiston은 “포드의 주식은 저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가 반등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기다린 투자자들은 보상을 받을 것이다. 현재 배당률 또한 6.4%나 된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 그룹 Expedia Group(EXPE·주가 131달러)은 매출의 45%를 미국 밖에서 올린다. 웨드부시 Wedbush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하디먼 JamesHardiman은 “익스피디아 그룹이 그 비중을 더 늘리기 위해 신규 시장에 대한 마케팅 및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라이스라인과 카약 등 여행 사이트를 소유한 부킹 홀딩스 Booking Holdings에 크게 뒤처져 있는 유럽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그 동안 투자자들은 이 기업의 시장 확장에 회의적이었다. 그로 인해 지난해 주가가 10%나 떨어졌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상황이 진척되면서 투자자들의 마음도 조금씩 풀리고 있다. 회사가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면,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은 함박웃음을 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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