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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들 ‘코피노’로 속이고 필리핀에 버린 부부, 혐의 전면부인

현지 보육원에 보내고 4년 넘게 연락 끊어

첫 재판서 “양육비 주고 위탁한 것…방임·유기 아니다”

맡겨진 아들은 정신장애 악화·한쪽 눈 실명

/연합뉴스




정신장애가 있는 어린 아들을 ‘코피노(필리핀 혼혈아)’라고 속여 필리핀 현지 보육원에 보내고 4년 넘게 연락을 끊은 혐의로 기소된 부부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0일 부산지법 형사4단독 부동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A·B 씨 부부는 검찰 공소사실을 반박하고 나섰다. A·B 씨 변호인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 다수를 부인하며 “양육비를 주고 아들을 위탁한 것이지 방임하거나 유기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앞선 검찰 조사 때도 “아이가 불교를 좋아해서 템플 스테이를 보냈고 영어에 능통하도록 필리핀에 유학 보낸 것”이라며 “아이를 버리지 않았고 그동안 바쁘고 아파서 못 데리러 갔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A 씨 부부는 앞서 2010년부터 네팔, 경남 한 어린이집, 충북 한 사찰 등지에 아들을 맡기고 수개월에서 1년 넘게 연락을 끊은 것으로 드러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아동 유기·방임)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14년 11월께 정신장애가 있는 친아들 C(당시 10살) 군을 필리핀 현지에서 생활 중인 한인 선교사에게 맡겼다. A 씨는 아들을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낳은 혼혈아인 ‘코피노’라고 거짓으로 소개한 뒤 “엄마가 없어 제대로 키우기 힘들다”며 양육비 3,500만 원을 주고 떠났다. 이후 A 씨 부부는 필리핀으로부터 오는 연락을 끊기 위해 전화번호를 변경하고 출국 전 아이 이름을 바꿨다.



C 군의 사연은 당시 선교사의 후임 선교사가 몇 년이 지나도록 A 씨에게 연락할 방법을 찾지 못하자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C 군이 코피노가 아니며 한국인 아빠가 버린 것 같다’는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외교부는 조사 끝에 4년 만에 C 군을 데려왔다. 4년간 필리핀 현지 보육원을 전전하던 C 군은 정신장애가 악화해 소아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왼쪽 눈은 실명된 상태다.

취학연령이 지나도록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한 C 군은 “집에 가면 아빠가 또 나를 버릴 것”이라며 가정 복귀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공판기일은 9월 26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다. 검사 측은 A 씨가 아들을 맡긴 선교사, 사찰 주지, 어린이집 원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혐의를 입증할 예정이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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