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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도로 비전 ‘굽은 흙길’…경기연구원, 속도중심 통과형 아닌 생태형과 관광형

앞으로 DMZ 주변이나 DMZ를 관통해 건설하게 될 도로는 생태계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여 자연을 닮은 세계적인 경관 도로로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대부분 도로가 속도 중심의 통과형으로 설계되고 있다. 이에 반해 DMZ 주변 도로는 도로 자체를 명소화해 머물며 구경하는 관광형으로 개발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굽은 흙길’과 같은 획기적인 방안 수립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25일 한반도 신경제와 DMZ 보호, 생태계 보호를 원칙으로 DMZ 도로 비전 등을 담은 ‘DMZ 도로는 굽은 흙길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반도 신경제 정책은 DMZ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와 철도 개설을 수반하는데 이는 동서로 넓게 펼쳐진 DMZ 생태보전과 교차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자칫 한반도 신경제가 DMZ 생태계의 허리를 잘라 버릴 우려가 크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7월 수도권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DMZ와 남북 접경지역 활용 시 우선시해야 할 핵심가치로 ‘경제적 가치’(17.5%)보다 ‘환경적 가치’(81.9%)를 우월하게 꼽은 만큼 DMZ 도로는 생태계를 배려한 건설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경기연구원은 생태계를 배려한 5가지 도로건설 기본원칙을 밝혔다. 도로 면적보다는 개수를 제한, 교통량에 따라 완충구역 폭 설정, 습지 등 주요 생태계는 우회하거나 저속으로 설계, 노선 결정 후 생태통로 계획, 도로 운영 시 양쪽 경관 복원이 그 내용이다.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DMZ와 일원 생태계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도시가 아닌 도로 건설”이라며 “굽은 흙길 등 생태계를 최우선으로 하는 도로를 설계하는 한편 기발한 노선, 아름다운 구간, 멋진 다리 등 도로 자체가 충분히 관광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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