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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 견제나선 美 글로벌파운드리…다음은 삼성?

美·獨서 특허침해소송 제기

삼성 반사이익 기대하지만

亞 반도체 주도권 견제땐

한국도 타깃 될 가능성





미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가 업계 1위 대만의 TSMC를 상대로 미국과 독일에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미중 무역분쟁, 한국을 상대로 한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 등과 맞물려 파운드리 기업 간 견제가 노골화되는 가운데 미국 업체가 화웨이·미디어텍·하이센스 등 중화권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TSMC를 걸고 넘어지는 것이라 ‘서구권의 TSMC 견제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TSMC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일정 부분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다만 글로벌파운드리의 아시아 반도체산업 견제가 중국에 이어 한국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27일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가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은 총 16건에 이른다. TSMC의 특허침해에 따른 피해규모만 총 수백억달러에 이른다고 글로벌파운드리는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도 특허를 침해한 기술로 만든 TSMC의 제품이 미국과 독일로 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레그 바틀릿 글로벌파운드리 부사장은 “반도체 제조업이 아시아 중심으로 전환하는 동안 글로벌파운드리는 미국과 유럽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며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에 기반한 혁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파운드리는 미국의 국제무역위원회(ITC)에 TSMC가 만든 칩이 들어간 제품의 수입도 막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퀄컴·엔비디아와 같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의 제품뿐만 아니라 아이폰·아이패드 등도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일단 시장에서는 ITC가 글로벌파운드리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 2017년에도 TSMC가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고 중국에서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TSMC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소송이 TSMC·삼성 등 업계 선두 기업과 기술 경쟁에서 완전히 뒤진 글로벌파운드리의 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2009년 미국의 팹리스 업체 AMD의 생산라인이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와 합작으로 분사해 설립된 곳이다. 한때 TSMC에 이어 파운드리 2위였지만 현재는 10나노 이하 공정을 포기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8.7%(올 2·4분기 기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는 TSMC(49.2%)는 물론 삼성전자(18.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으로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과의 협력관계 청산 등 중국 비즈니스도 역풍을 맞았다. 재계의 한 임원은 “글로벌파운드리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에 이런 사정을 하소연하고 싶을 것”이라며 “마치 애플이 무관세로 미국에 들어오는 삼성의 갤럭시폰을 괜스레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하는 것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서울경제DB


국내 반도체 업계도 이번 소송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자국 기업 띄우기에 나선 대만 언론이 근거도 없이 삼성의 7나노 공정 수율을 문제 삼는 등 경쟁업체의 흠집 내기가 극심한 상황이라 더 그렇다. 업계의 한 임원은 “이번 소송의 경우 글로벌파운드리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시장 절반을 먹고 있는 TSMC를 견제하면서도 로열티 계약이나 고객사 확보를 위한 노림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일본의 토판이 글로벌파운드리의 포토마스크 생산설비를 인수한 데서 보듯 미일 반도체 협력 강화도 예사롭지 않다”며 “자칫 이런 움직임이 중화권에 이어 한국 반도체 견제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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