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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곁에 다가온 AI] 범용 인공지능으로 길을 연 진보적 신경망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학습과정 내내 사전훈련 모델 유지

인간처럼 사전지식 통합해 재사용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원하는 음악을 틀어주거나 날씨를 알려주는 등의 단순 음성인식 비서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 구글 듀플렉스는 전화를 걸어 식당이나 미용실을 척척 예약해준다. 알파제로(AlphaZero)는 기보나 사람의 도움 없이 게임의 규칙만 알려주면 스스로 학습해 체스·바둑과 같은 보드게임을 정복한 지 오래다. 바둑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실시간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2’에서 알파스타(AlphaStar)는 유럽 챔피언을 꺾었다. 오랜 경험을 보유한 전문의보다 의료 영상을 더 잘 분석한다는 의료 인공지능(AI) 이야기도 종종 듣게 된다. 그래서 AI가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대부분의 AI는 개발자의 학습 의도에 맞춰 제한적인 업무만을 잘 수행하도록 개발됐기 때문에 학습 범위 밖의 데이터를 인가하면 엉터리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면 개와 고양이를 잘 인식하도록 학습된 AI를 이용해 고래나 비둘기를 인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경망 무작위 초기화하던 기존 방식 보완

인간과 비슷한 인공지능 출현 가능성 선봬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답은 AI와 인간의 배우는 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AI를 학습시킬 때는 신경망을 무작위로 초기화한 후 학습 데이터를 이용해 신경망의 변수 값을 결정한다. 학습 대상이 바뀌면 다시 초기화를 하므로 이전에 학습했던 내용이 사라지고, 즉 망각하고 처음부터 시작한다. 반면 인간은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 이전의 경험이나 지식을 자연스럽게 재사용한다. 유추·창의성·상상력과 같은 인지기술을 통해 다른 분야의 지식을 상호 연관시킨다.

테니스를 배우면 배드민턴을 쉽게 할 수 있듯이 AI도 유사 과제를 배울 때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을 사용하기도 한다. 전이 학습은 일반적으로 데이터가 풍부한 특정 분야에서 학습시킨 후 무작위 초기화를 하는 대신 기학습된 지식(망)을 바탕으로 대상 분야의 데이터로 미세조정해 학습시킨다. 하지만 분야가 많이 다른 경우는 적용이 어렵고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거나 다중 분야는 불가능하다.

딥마인드 연구진이 발표한 ‘진보적 신경망’은 초기화할 때만 사전지식을 이용하는 전이 학습과 달리 학습 과정 내내 사전훈련된 모델 풀을 유지하고 가로 방향 연결을 통해 이들로부터 새로운 분야의 학습 시 유용한 특징을 추출한다. 인간처럼 사전지식을 망각하지 않고 통합해 재사용한다. 진보적 신경망의 혁신은 새로운 학습법의 고안이 아니라 일련의 잘 아는 방법을 혁신적인 학습 모델로 결합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딥마인드 팀은 벽돌 깨기나 아타리 게임 등에 진보적 신경망을 이용해 서로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임의 지식도 다른 게임을 할 때 도움이 됨을 입증했다.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범용 AI를 구현할 수 있는 학습법이 개발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인간과 비슷한 AI 출현의 가능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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