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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인사이드]'조건부 원조' 받아들인 브라질…갈등 불씨는 남아

■전세계가 진화 나선 '아마존 산불'
"브라질 주권 침해 않는다면
해외서 오는 모든 자금 환영"
英 지원금 1,200만弗 수용
애플·루이비통 등도 기부 의사
내달 중남미國 대처방안 모색
칠레 "유엔총회 논의" 주장속
자금운용 방식 등 마찰 빚을듯

[Global인사이드]'조건부 원조' 받아들인 브라질…갈등 불씨는 남아

지구 산소의 20%를 공급하며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브라질 아마존의 산불 문제 진화를 위해 전 세계가 뛰어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아마존 산불 문제를 의제로 상정한 뒤 남미 인접국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까지 아마존 보존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국제사회의 압박에 ‘남 일에 참견 말라’며 원조를 거부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부가 일단 조건부 해외원조 수용의 뜻을 밝히며 한발 물러섰지만 지원금 운용방식 등을 놓고 브라질과 국제사회 간 첨예한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오타비우 두 헤구 바후스 브라질 대통령실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G7 원조금과 관련해 “브라질 정부는 (해외) 단체와 국가들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데 열린 입장”이라며 “중요한 점은 브라질에 들어오는 돈이 반드시 브라질인들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브라질 정부는 “주권을 해치지 않는 해외의 모든 지원을 환영한다”며 1,200만달러의 영국 지원금을 받기로 했다.

[Global인사이드]'조건부 원조' 받아들인 브라질…갈등 불씨는 남아
27일(현지시간) 산불이 난 브라질 북부 알타미라에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자욱한 연기로 뒤덮여 있다. /알타미라=AFP연합뉴스

[Global인사이드]'조건부 원조' 받아들인 브라질…갈등 불씨는 남아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브라질영사관 앞에서 기후변화 방지 운동단체 ‘멸종저항’ 소속 환경운동가들이 아마존 열대우림 지키기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한 아이가 지구를 보호하자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케이프타운=EPA연합뉴스

이러한 브라질 정부의 방침은 원조를 전면 거부하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G7 정상들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회의에서 아마존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2,200만달러(약 267억원)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오닉스 로렌조니 브라질 정무장관은 26일 “자신의 집과 식민지들이나 챙기라”며 이를 거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마크롱 대통령이 나와 브라질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철회하면 G7의 지원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며 자신과 갈등을 빚은 마크롱 대통령을 걸고넘어졌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거짓말”이었다고 비판한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하지만 이날 바후스 대변인의 성명은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이러한 요구를 사실상 내려놓았음을 시사한다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브라질의 입장 변화는 거세지는 아마존 산불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올 들어 전날까지 발생한 산불은 8만3,329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77% 급등했으며 이의 절반 이상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일어났다.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이 지난 이틀간 추가로 1,100여건 발생하며 그 규모는 현재 제주도의 5배에 달하는 9,500㎢까지 확산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브라질 정부가 이렇다 할 대응에 나서지 못하자 독일 정부는 아마존 훼손을 지적하며 1억5,500만헤알(약 480억원) 상당의 투자계획을 취소했고, 노르웨이 정부도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에 대한 신규 기부를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유럽뿐 아니라 중남미 국가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페루·콜롬비아 등은 다음달 6일 콜롬비아에서 아마존 화재 대처법을 모색하는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우파 성향을 공유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까지 “아마존 주권은 존중해야 하지만 숲을 보호하는 것은 모두의 의무”라며 아마존 산불 문제를 다음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보우소나루 입장에서 G7 원조를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지지 기반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됐겠지만 모든 외부 지원을 거부하고 산불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지지율 추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질 여론조사 업체 MDA가 22∼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3.7%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브라질 정부가 간섭 없는 지원만 받겠다는 입장이어서 원조 수용 과정에서 브라질과 국제사회 간 충돌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 정부 대변인실은 이날 “브라질 주권은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자금 지원을 명분으로 아마존에 개입하려는 시도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한편 아마존에 대한 지원은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서 “애플은 아마존의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남미에 없어서는 안 될 아마존 산림을 복원하기 위해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프랑스 패션 대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산불진압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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