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국익위한 외교공간 스스로 걷어차는 것 아닌가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심지어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개비판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조 차관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미동맹을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논리까지 펼쳤다고 한다.

정부는 협의를 위한 만남이라고 했지만 외교가에서는 지소미아 파기와 독도 방어훈련에 대한 미국의 불만을 문제 삼은 대사 초치로 보고 있다. 우리 외교부가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항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은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한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의 기본 틀을 흔들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술 더 떠 “국익을 위한 외교적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며 지소미아 파기를 비판하는 미국을 압박하는 발언까지 했다. 그는 “안보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줄여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과의 안보동맹 대신 양국 갈등을 무릅쓰는 길을 가겠다는 취지의 이 같은 언급은 전통적 한미동맹체제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하는 것이어서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핵 폐기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안보인식은 한미동맹은 물론 한미일 협력의 끈을 심각하게 손상할 수 있다. 가뜩이나 정부의 외교·안보 행보가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로부터도 외면받는 터에 섣부른 자주노선을 강조한다면 국제 외교·안보 무대에서의 고립만 자초할 뿐이다. 안보역량 강화는 말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동맹국과의 안보동맹 협력 기반이 튼튼하지 않다면 주도적 역량 강화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한미동맹 복원과 강화를 위한 노력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