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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정책을 바꿔야 국민이 산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소주성' 등 경제정책 실패 이어
대일강경책으로 불확실성 키워
정부 반기업적 개입은 지양하고
규제 과감히 풀어 혁신 이끌어야

  • 2019-09-01 17:30:14
  • 사외칼럼


[백상논단] 정책을 바꿔야 국민이 산다
양준모 교수

문재인 정부가 ‘사람중심경제’라는 구호로 경제정책을 실시한 지 대략 2년4개월이 지났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평가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다.

경기종합지수는 문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4월 100.7로 정점을 찍고 이후 계속 하락해 2019년 6월 98.5까지 떨어졌다. 2009년 2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최저점인 97.7에 접근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2019년 1·4분기에 1.7%로 떨어졌고 실업률도 2019년 7월 3.9%까지 올랐다.

증권시장의 시금석인 코스피는 2017년 5월8일 2292.76에서 2019년 8월 말 1967.79까지 약 14.2%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2017년 5월8일 달러당 1132원10전에서 2019년 8월 말 1215원20전으로 7.3% 평가절하됐다. 이런 결과는 문 정부의 경제정책에 기인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기본적으로 반기업적 정서와 가격통제라는 반시장적 수단이 융합돼 만들어졌다. 기업의 이윤과 피용자 보수를 자의적으로 비교하면서 피용자 보수의 비중이 줄어든다는 주장으로 갈등을 조장했다. 이러한 이분법적 경제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문 정부는 최저임금을 올려서 자영업자들을 어렵게 만들고 청년과 저소득층의 일자리는 파괴했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실시되면서 노동시장은 더 경직되고 자생적 일자리 창출 능력은 떨어졌다. 최근 분양가상한제라고 하는 가격통제정책 발표로 시장은 왜곡되고, 공급 감소 우려로 인해 강남의 집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건설업 경기도 나빠졌고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도 떨어뜨렸다.

경제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재정만 투입하면 된다는 단순한 대응도 경제상황을 악화시켰다. 일자리 정부를 외치면서 2017~2019년까지 약 75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사용했다. 일자리 정책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능력은 떨어지고 1주일에 18시간도 일하지 못하는 단기 일자리가 늘었다. 제조업의 일자리는 줄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문의 일자리는 늘었다. 재정투입은 증가했지만 부가가치 생산 능력은 떨어졌다. 세금은 늘고 일할 기회를 잃으면서 저소득층의 삶은 어려워졌다. 최하위 20% 저소득계층의 소득은 문 정부 집권 이후 하락해 과거 수준보다 못한 상황이다.

문 정부의 안보 및 외교정책은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심지어는 통상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문 정부는 일본과의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이길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강경 대응을 선택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파기함으로써 안보의 불확실성까지 키웠다. 경제관계는 싸워서 이기고 지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는 관계다. 한일갈등이 악화될수록 번영의 기반은 무너지고 경제는 더 나빠질 뿐이다.

아직까지도 문 정부에서는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2020년 예산안에서도 기존 정책에 대한 반성 없이, 효과도 없는 사업에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더욱이 새롭게 지명된 장관급 후보자들도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혁신적 서비스보다는 가계대출에 안주하는 금융기관도 문제지만, 메기 이야기만 하고 진짜 메기는 허가해주지 않는 금융당국, 그리고 혁신을 용납하지 않는 규제 정책이 더 큰 문제다. 공정한 경제가 정부의 반기업적 개입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기존의 정책 당국자나 임명될 후보자들 모두가 실패한 문 정부의 정책만 추종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이다. 이제 정책을 바꿔야 국민이 산다.

우선 가격통제로 민간의 사적 계약관계에 개입하는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 노동시장·부동산시장·금융시장 등에서 규제를 폐기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첫걸음이다. 미국처럼 법인세도 인하해야 한다. 자유로운 기업 활동과 경영권이 보장돼야 혁신이 가능하다. 공정한 경제는 사적 계약의 바탕 위에서 만들 수 있다. 세금 걷어 낭비하지 말고 국민에게 국민의 돈을 돌려줘야 한다. 정치인이 아닌 국민이 경제를 살린다. 문 정부의 실험은 실패했다. 대립과 분노의 정치를 폐기하고, 더 이상 국민을 도탄에 빠트리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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