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만나 미얀마에 우리 공기업이 건설하는 대규모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동남아의 마지막 미개척지로 불리는 미얀마의 개발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진출을 늘릴 계획이다. 미얀마는 아세안 10개국 중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낮은 나라이나 한반도의 세 배에 달하는 광활한 영토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지 고문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양국 간의 경제협력을 효율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도적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며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는 양국 간 대표적인 경제협력프로젝트로, 한국 기업의 미얀마 투자를 촉진하며 양국의 동반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우리 공기업이 건설하는 대규모 한국형 산업단지가 미얀마에 대규모로 들어선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미얀마 건설부와 함께 1,300억원을 투자, 양곤 인근에 68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한국 기업을 유치한다.
양 정상은 또 미얀마 내에서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담하는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하고 고위급 정례협의체인 ‘한·미얀마 통상산업협력 공동위’를 출범시켜 양국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얀마에 대한 우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도 기존 5억 달러에서 10억달러로 확대한다.
문 대통령은 또 수지 고문에게 “라카인 문제 해결과 같은 민족 간 화합, 국가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국이 서로 도우며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라카인 문제’는 미얀마 내 라카인주에서 정부군과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간의 충돌로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일을 말한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수지 고문이 이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평화적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피도=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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