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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하듯 '저스트 픽&아웃'...자동결제 5초도 안걸려

■한국판 '아마존고' 이마트24 무인점포 가보니

매장 카메라·선반 중량센서가

쇼핑 동작 인식·제품정보 전송

셀프결제 넘어선 기술력 구축

운영자는 단순결제 업무 줄여

상품관리·고객 서비스에 집중

야간 운영도 가능해 추가 수익





# 편의점을 찾은 한 고객이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는다. 다시 출구를 지나 매장을 유유히 빠져나간다. 계산대를 건너뛴 모습이 마치 ‘도둑질’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영화 같은 장면은 미래형 편의점 모델을 제시하는 일명 한국판 ‘아마존 고(Amazon Go)’ 이마트24 김포DC점의 모습이다.

24일 경기도 김포시 신세계I&C 데이터센터에 위치한 국내 최초 자동결제 편의점을 찾았다. 오는 30일 정식 오픈을 앞둔 무인편의점은 현금이나 카드를 내밀어 결제하는 과정 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그냥 집어들고 나가세요’, 즉 ‘저스트 픽&아웃(Just Pick&Out)’이라는 안내문구처럼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출구를 통과하자 5초도 지나지 않아 사전에 등록한 카드로 자동결제가 이뤄졌다.

계산대 없이도 계산이 가능한 이마트24 김포DC점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단 한 가지 준비물이 필요하다. 바로 ‘SSG PAY’ 또는 ‘이마트24’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생성되는 QR코드. 자동결제를 위해 앱에 카드 정보도 등록했다. 매장을 돌아다니며 장바구니에 라면과 도시락·딸기우유를 담고 다시 출구로 나서자 6,900원이 자동결제되며 쇼핑이 끝났다. 일반 무인편의점에서는 손님이 직접 바코드 리더기에 제품을 일일이 인식해야 했지만 이 과정이 생략된 것이다.

이 같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것은 매장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 덕분이다. 아마존 고보다 적은 39개의 카메라가 기자의 쇼핑 동작을 인식했다. 또 제품을 집어들자 선반에 부착된 중량센서가 이를 인식하고 제품 정보를 포스에 전송했다.

이마트24 셀프스토어에서는 계산대는 물론 술과 담배도 찾아볼 수 없다. 19세 미만의 손님에게는 술과 담배를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매장 밖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성인인증을 거쳐야만 구매할 수 있다. 이곳은 별도의 차단장치가 없는 무인편의점과 달리 도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장바구니에 제품을 담고 출구를 빠져나오는 순간 자동으로 결제되기 때문이다. 반품을 원한다면 앱에 발급된 영수증 하단의 바코드를 매장 관리자에게 보여주면 된다.



◇단순노동 줄이고 고객 서비스 업그레이드=이마트24가 미래형 편의점 개발에 뛰어든 것은 효율적인 매장관리를 위해서다. 점포 운영자의 업무 중 50% 가까운 시간이 단순결제에 소요된다는 점에 착안해 비효율을 줄이고 상품관리와 고객 응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나섰다. 이마트24 셀프스토어의 기술 개발을 맡은 신세계I&C는 전담조직인 ‘스마트리테일TF’를 꾸리고 지난해 중순 ‘한국판 아마존 고’ 만들기에 착수했다.

자동결제형 무인편의점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야간에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부수효과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재 24시간 영업을 자율에 맡기고 있는데 올 상반기 기준 24시간 미운영점 비율이 지난 2017년보다 10%포인트 늘어난 78%를 기록했다”면서 “이처럼 24시간 영업 자율선택을 장점으로 느끼는 경영주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래형 편의점이 향후 가맹모델로 자리 잡는다면 고객은 언제 어디서나 이마트24를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점주 입장에서는 야간시간대에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무인편의점, 어디까지 왔니=무인편의점은 수년째 편의점 업계의 화두다.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을 상쇄하는 동시에 고객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GS25는 8월 말 기준 총 7개의 무인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9월 LG CNS와 제휴한 무인편의점 1호점은 점포 출입문이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개폐된다. 또 바코드 스캔을 통해 상품을 한 개씩 결제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발전시킨 이미지인식 결제 시스템을 활용한다. CU는 주간에는 유인, 야간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을 연내 10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17년 5월 무인편의점 ‘시그니처’를 선보인 세븐일레븐은 현재까지 총 1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점포 근무자 업무의 질을 향상시키고 점포 매출을 높일 수 있는 경쟁력 강화 방법으로 편의점 업계가 발전된 정보기술(IT)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한 쇼핑 환경을 통해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최근 소비자에게는 쇼핑의 신선한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포=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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