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범죄 역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꼽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가 범행을 자백한 가운데 자백 이유가 ‘범죄 역사에 영웅으로 남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일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이자 심리상담분석가인 이호선씨는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춘재가 아홉 차례 대면 조사 끝에 과거 범죄 행위를 자백한 이유를 다각도로 짚어봤다.
이 교수는 “이춘재는 과거 연쇄살인을 저질렀을 때 사람들이 굴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적 전능감과 성적 쾌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또 아무것도 못 하는 경찰의 무력감을 보면서 얼마나 쾌감을 느꼈겠나“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그러나 이제 상황이 본인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뒤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라고 이춘재의 갑작스러운 자백 이유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춘재가 화성에서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사건들은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이제는 오히려 본인이 범죄 역사에 새로운 영웅이 되고 싶었던 것 아닌가 싶다”면서 ”이춘재 심경 변화의 핵심은 외적인 자극이 아니라 내적인 판단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또 이 교수는 “공소시효가 지나서 자백해도 형량에 대한 영향이 크게 없을 수 있다거나 이제는 가석방이 거의 불가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이춘재의 심리 상태를 분석했다.
한편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춘재는 모방범죄로 밝혀져 범인이 검거된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을 제외한 모두 9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5건의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춘재는 지난주부터 경찰에 입을 열기 시작해하면서 전날까지 이같은 내용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이춘재는 총 10건의 화성사건 중 모방 범죄로 판명 난 8차 사건을 제외한 9건의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이춘재는 이에 더해 또 다른 5건의 범죄 및 30여 건의 성범죄에 대해서도 자백했다. 다만 경찰은 이춘재가 오래전 기억에 의존해 자백한 만큼 당시 수사자료 등에 대한 검토를 통해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춘재가 털어놨다는 범죄는 화성사건이 발생한 1986년 9월∼1991년 4월을 전후한 시기 화성 일대에서 3건, 1993년 4월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 처제를 살해한 1994년 1월 이전까지 청주 일대에서 2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충북 청주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25년째 수감 중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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