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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에 반격 준비하는 가전전문점

에어컨 판매 부진·판관비 증가

편리한 온라인몰로 고객이탈 겹쳐

업계 1위 롯데하이마트도 고전

3분기 영업익 38%↓ 400억 전망

프리미엄 청음실·e스포츠 경기장 등

12월 잠실에 리뉴얼 체험매장 오픈

옴니스토어도 40개까지 확대 총력





국내 가전 유통망을 주름잡던 오프라인 전문점이 위기에 놓였다. 예년보다 덥지 않은 날씨 탓에 에어컨 등 계절 가전의 판매가 부진한데다 온라인 시장으로의 소비자 이탈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1위 롯데하이마트(071840)가 오는 12월 리뉴얼 매장인 ‘메가스토어’로 반전 모색에 나선 가운데 국내 가전 양판점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에어컨 ‘복병’에 경쟁 심화까지=13일 유통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3·4분기 별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한 9,9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하이마트의 발목을 잡은 것은 3·4분기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에어컨 판매의 부진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소형가전 등의 3·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지만, 지난 여름 잦은 비와 낮은 평균기온으로 에어컨 매출이 절반 가량 감소했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계절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 업의 특성은 차치하고서도 임대료, 인건비 등 오프라인 매장의 고정비 부담에 더해 이커머스 업체와의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하이마트의 판관비는 8,864억원으로 전년(8,537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올해도 8,929억원으로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 때 여러 브랜드를 비교해서 구매할 수 있는 가전 양판점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롯데하이마트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돌파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온라인으로 유통 구조가 재편되면서 전통 가전 양판점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냉장고도 발품 팔 필요 없이 ‘클릭’ 한 번으로=거래액 확대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는 최근 가전 카테고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전통 가전 양판점을 위협하고 있다. 가전은 의류, 식품 등보다 단가가 높아 거래액 불리기에 최적인 제품군이다. 올해(1월1일~10월10일) G마켓에서 가전 카테고리의 판매량은 2016년 동기간 대비 63% 증가했으며 옥션의 경우 68% 급증했다. 티몬에서는 가전·디지털 카테고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에어프라이어 등 전기튀김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는 TV 매출이 1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제품의 온라인 구매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다양한 할인 혜택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뿐 더러 모델명만 알면 매장을 돌아다닐 필요없이 손쉽게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김충일 이베이코리아 디지털실 실장은 “과거에는 가격대가 높은 가전기기 품목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며 “특히 의류관리기, 식기 세척기, 에스프레소 머신 등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가전제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배송과 설치 서비스도 경쟁력이 있다. 예컨대 쿠팡의 직매입 가전제품 중 ‘전문설치’ 표기가 달린 상품을 오후 5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바로 배송받을 수 있다. 또 제조사의 전문 기사가 직접 설치해줘 가전 전문점과 동일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만져보고 들어보고”…체험형 매장 강화 나서=롯데하이마트는 온라인으로 옮겨간 소비자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체험형 매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는 12월에는 기존 잠실점을 2배 확장해 2,2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메가스토어’를 개점한다. 이곳은 프리미엄 스피커로 둘러싸인 청음실과 e-스포츠 경기장 등 오프라인 가전 전문점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체험 요소를 대대적으로 선보인다.

온·오프라인 연계 매장인 ‘옴니스토어’도 4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옴니스토어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없다는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매장에 태블릿을 설치하고 이를 통한 구매를 가능하게 한 통합형 매장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도입한 옴니스토어는 매출과 방문자 체류 시간이 증가하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온라인과는 차별화된 체험요소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구성해 매출 증대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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