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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국 지키려 공수처법 처리 서두르나

여권이 검찰개혁이란 미명 아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조기에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3일 검찰 개혁을 위한 고위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공수처법 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 법안을 빠른 시간 내에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29일에 공수처법을 처리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공조 당시 선거법 개정안을 먼저 처리한 뒤 공수처법을 처리하기로 약속했다. ‘선(先) 선거법 처리’ 합의를 어기면서까지 공수처법 통과를 서두르는 데에는 절박한 사연이 있다.

민주당은 우선 공수처를 출범시키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제출한 공수처법에는 ‘공수처장이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추어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수사기관은 응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검경에서 수사하고 있는 사건이 공수처로 넘어가면 ‘송곳 수사’는 기대하기 어렵다. 후보추천위가 2명을 추천한 뒤 대통령이 지명하는 공수처장은 친여(親與) 인사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검사 출신이 공수처 검사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해 공수처 검사의 절반 이상을 민변 출신 등으로 구성할 수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임기는 길어서 정권 교체가 이뤄져도 물갈이가 쉽지 않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비리 의혹이 있더라도 현 정권뿐 아니라 차기 정권에서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기 어렵다.

여권은 또 국민의 시선을 ‘조국’에서 검찰 개혁으로 돌리기 위해 공수처법 이슈를 띄우려 하고 있다. 공수처법 처리 후 조 장관을 사퇴시키는 ‘출구 전략’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권이 조 장관의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해 공수처법 카드를 서둘러 꺼내는 것은 매우 나쁜 정치공학이다. ‘조국 수호’에 매몰된 검찰 개혁은 사이비 개혁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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