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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눈먼 R&D자금과 반도체 편향 악순환 탈피해야

백주연 경제부





“반도체 산업이 살아나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수출 부진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18일 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획재정부의 ‘2019년 10월 경제동향’ 브리핑. 반도체가 아니면 저성장 탈출 해법이 없느냐는 기자단의 질문에 돌아온 답이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점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에 100% 동의한다”면서도 성장동력으로 삼아 투자해야 할 새로운 산업분야는 말하지 못했다.

기재부뿐만 아니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각종 경제지표의 설명자료에도 늘 ‘반도체 부진 때문’은 수식어처럼 따라붙는다. 산업의존도가 워낙 높다 보니 경제지표가 나빠지면 반도체는 경제 관련 정부기관이 사용하는 방패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혁신산업 발굴을 위해 연구개발(R&D) 자금을 학계와 기업에 매년 지원하고 있지만 ‘눈먼 돈’이라는 비판만 많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말과 함께 매번 국정감사에서 부정 사용을 지적받기 일쑤다.

예산을 집행해도 파급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 슬픈 현실을 정부도 알고 있다. 식사 자리에서 만난 한 기재부 공무원은 “반도체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10년 전부터 나왔다”며 “신산업 육성을 위해 각종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배정해왔으나 제대로 된 곳에 자금이 흘러 들어가지 않아 결과물이 딱히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악덕 기업들은 정부 정책자금이 풀릴 때를 ‘대목’이라고 표현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암울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회의 이후 금리를 역대 최저인 1.25%로 낮추고 “경제성장률 2.2%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저성장의 문턱에 들어선 이상 10년 동안 계속해온 ‘수출 반도체 편향’ ‘눈먼 R&D 자금’의 악순환을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 세계 반도체 수요 감소로 국내 수출 부진은 당연하다고 넘어가기에 앞서 지금까지 혁신산업 발굴이 왜 잘 안 되고 있는지 고민해봤으면 한다. 아울러 각종 규제로 인해 새로운 산업이 싹틀 토양이 없는 것은 아닌지도 되돌아볼 일이다.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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