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적용될 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2차 회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수석대표가 5일 ‘깜짝’ 방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협상 도중 미국 측의 대표가 방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위해 전면적인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드하트 대표는 이날부터 3박4일 동안 머물며 정은보 방위비협상 대사와 국회 및 언론계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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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하트 대표가 3차 협상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방위비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여론을 살피고 분담금 인상에 대한 정당성을 설명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이 내년 방위비 분담금으로 올해 분담금인 1조389억원의 약 5배에 달하는 약 6조원(50억달러)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전문가들은 드하트 대표의 방한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현재 방위비 협상이 너무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드하트가 오면 오해가 풀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나는 인사들이 언론과 국회 인사들이라는 점도 압박보다는 설명과 설득이 목적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이 협상을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드하트 대표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이달 안에 다시 한국을 찾아 정 대사와 방위비 분담금 3차 회의를 진행한다.
한편 미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역내 국가들이 함께해야 할 도전과제로 북한 핵과 불법무기 확산, 사이버 위협 등을 지목했다. 국무부가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일에 맞춰 대중 견제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한국 정부에 대한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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