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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래유산 시장은 기억의 아교 “서울시-문화지평, 동영상-기록 아카이빙 작업 수행”

인문역사문화단체 문화지평은 서울시 지원으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시장에 대해 관광자원화를 위한 아카이빙 작업을 수행한다.




서울에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조례를 정해 시행한 ‘서울미래유산’ 제도라는 것이 있다. 급속한 사회 변화와 함께 근·현대 서울 시민의 모습이 담긴 문화유산이 멸실·훼손되고 있는데 대한 일종의 보호장치다. 서울시가 정의한 미래유산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에서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을 아우른다.

서울 사람들이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공유했던 인공 건축물, 시장 공간, 기념물, 사건, 경관은 물론 공통의 기억이나 감성도 모두 미래유산에 해당된다. 이렇게 지정된 미래유산을 잘 보존관리하면 100년 후에 어엿한 문화재가 될 수 있고 세대 간 단절된 기억을 잇는 역사의 아교(阿膠) 역할을 한다는 취지다.

지난 2016년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이란 주제로 도시 곳곳에 산재해 있는 미래유산을 돌아보고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시민과 교감했던 문화지평은 올해는 아카이빙 사업으로 찾아 간다.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전통시장 3곳을 찾아가 동영상과 신문 기사, 칼럼 등으로 현재와 미래 가치를 ‘가치 있는 기록물’로 남기는 작업을 한다.

문화지평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살아 움직이는 시장의 역동성이 시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 건축물이나 공간, 사건 등은 그들이 가진 역사가 정해져 있다. 특별히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그들은 정해진 역사적 틀 안에 규정된다. 반면 시장의 역사는 매일 다르게 쓰여 지고 기록된다. 시장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꿈틀거리면서 발전하고 있다.

시민의 삶과 함께 매일 다르게 쓰여 지는 시장 역사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국내 최대 건어물시장인 신중부시장 1, 2번 입구 전경.


서울미래유산에서는 시장이 2개 분과에 나뉘어 속해 있다. 만리시장, 영천시장, 청량리 청과물시장, 통인시장 등 4개 시장은 시민생활분과에 속한다. 이 분과는 사업자등록증상 개업 연도가 1970년 이전인 소매업종 중 최초 또는 대표성이 있는 것, 가업전승, 장소의 연속성 유지, 독특한 이야깃거리, 변경된 적 없는 상호 등 시민들이 공유할 가치를 한 가지 이상 갖고 있어야 한다. 시장 건물보다는 생활사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곳이다.

또 하나는 도시관리분과인데 이는 지어진 지 40년 이상 된 건조물로서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야 하고 특히 근대 건축 특성이 잘 나타나 있거나 훼손·멸실 가능성이 높은 건물 위주로 선정한다. 또 서울 도시 발전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조물이나 흔적도 미래유산으로 지정할 수 있다. 가락시장, 가리봉시장, 구로시장, 중부시장, 황학동 만물시장 등이 해당된다.

미래유산은 가치평가가 불완전하고 문화재가 아님 관계로 지금도 손발이 닿기 때문에 시민들의 보전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미래유산 보존실태를 보면 화교 중식당 덕순루가 문을 닫았고 동헌필방이 카페로 변했다. 노천명 가옥도 허물고 다시 짓는 등 이들 모두 사유재산인 탓에 급격한 변화를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래유산의 보전에 대한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부, 구로시장 등 3곳 가치 있는 기록 작업

구로시장은 1960년대 경인국도를 따라 구로공단과 주거지 등의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일대에 조성된 생활형 전통시장으로 이 지역 시장 가운데 가장 먼저 터를 잡은 곳이다.




이런 일환으로 문화지평은 ‘서울미래유산 시장의 가치 재조명을 통한 관광자원 아카이빙’ 작업을 시작한다. 유명 전통시장은 볼거리, 살거리, 먹을거리가 넘쳐나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자연스레 상인들에게는 판매 수익이 뒤따르고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이런 선순환구조가 정착되면 시장이 살아나고 자연스레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성장한다.



문화지평의 아카이빙 작업 목적은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시장의 매력을 찾아내 이를 기록화 하는 것이다. 또 이를 다양한 홍보 채널을 통해 널리 알리는 것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새로운 매력 포인트를 찾아내고 이를 콘텐츠화 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아카이빙 대상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시장 중 많은 관광분야 매력을 가졌지만 활성화시키지 못한 곳, 스토리텔링이 있는 특징적인 상점이나 매력적인 상인 등이다. 시장의 주인은 고객인 동시에 시장 상인이기 때문에 양쪽의 이야기를 폭넓게 담을 예정이다. 시장, 상점, 상인, 관광객이 기록대상이 된다.

현재 광장시장,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등 전통적인 역사성을 가진 시장들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고 교통 접근성이 좋아 관광객이 이미 많이 찾고 있다. 시장 기능이 활성화돼 있고 관광자원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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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광장시장과 인접한 방산시장, 신중부시장은 고유의 시장 특성과 매력적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광장시장만 들렀다가 돌아 가버리는 경향이 있다. 비활성화 된 시장의 매력적 요소를 찾아내 기록화, 정보화시킴으로써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시장을 관광자원으로 외연을 확장시킬 필요가 생긴다.

전통시장 이야기 <시장이 살아있네>를 쓴 전정희 전 국회의원은 “신토불이의 먹을거리와 향수 어린 음식들, 거기에 갖가지 문화적 요소들이 곁들여지면서 재래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관광명소라는 명찰을 달고 있었다”고 책에 적고 있다.

사업수행 기관인 문화지평 유성호 대표는 “지나치게 먹거리에 편중된 시장 투어리즘을 벗어나 색다른 문화 콘텐츠 같은 매력 포인트를 발굴해 알려줌으로써 다양성과 재미, 재방문 효과를 증대시키고 궁극적으로 서울미래유산에 대한 홍보 효과를 제고시키는 것이 아카이빙 작업 목표”라며 “서울미래유산이 서울시민에게만 국한된 장소나 기억이 아닌 내외국인 모두가 새롭게 공유하는 기억을 만드는 곳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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