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PC 제조업체 HP로부터 두 차례나 인수 제안을 거부당한 복사기·프린터 업체 제록스가 결국 HP에 대한 적대적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존 비젠틴 제록스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 HP에 보낸 편지에서 총 335억달러(약 39조3,000억원)에 HP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주주에게 직접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비젠틴 CEO는 “HP와 제록스 간 합병의 잠재적 이익은 자명하다”며 “힘을 합치면 우리는 업계 리더가 돼 혁신에 더 많이 투자하고 주주를 위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합병으로 커진 회사 규모를 기반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업계 최고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제록스는 HP에 총 335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내놨지만 HP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제록스의 재고 요청에도 거절 당하자 제록스는 일반 주주를 상대로 인수를 향한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특히 HP 주주인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제록스 주식 10.6% 보유한 그는 최근 HP 주식 12억 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컨은 양사 합병이 비용 절감은 물론 프린터 분야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가져다줄 수 있다며 합병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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