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서울시 건축상을 받은 ‘현덕재’, 2015년 같은 상을 수상한 ‘인터러뱅’, 부산다운 건축상 수상에 빛나는 ‘송도주택’...
모두 모여가를 지은 콘크리트공작소의 작품이다. 콘크리트공작소의 포트폴리오가 이처럼 개성 있는 작품으로 채워지게 된 이유는 찍어내듯 만들어내는 박스형 건물은 짓지 않겠다는 한상우(사진) 소장의 신념 때문이다.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 소장은 “그냥 지금처럼 하던 대로 해서 시공사를 이른바 ‘업자’로 보는 선입견을 없애고, 나아가 건축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싶어 계획한 작업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콘크리트공작소는 개인 건축주가 아닌 건축가와 계약을 맺고 시공을 한다. 한 소장은 “건축가와 계약을 맺으면 설계 단계부터 시공사가 참여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안한다”며 “불필요한 설계를 줄여 공기를 줄이거나 건축가가 잘 모르는 단열 부분 등에 대한 제안으로 하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계부터 참여한 만큼 추후 시공에서 설계와 달라지는 부분은 시공사가 모두 책임진다. 고도의 전문성과 책임 시공으로 건축가 사이에 정평이 나면서 콘크리트공작소는 2017년 건축가연합에서 선정한 ‘건축명장’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모여가 역시 설계 단계부터 콘크리트공작소가 참여했다. 한 소장은 “8가구가 건축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이다 보니 의견 협의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공사 전까지는 거의 매주 만나 회의를 할 정도였다”며 “그런데 변수는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발생했다. 바로 옆에 빌라가 지어지는 바람에 당초 예상했던 전망이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이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최근 주택 건축의 트렌드를 묻는 질문에 건축주들의 달라진 눈높이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디자인에 대한 눈높이 높아지고 건축하기 전에 공부도 많이 한다”며 “과거에는 건물 디자인을 놓고 건축가와 건축주가 갈등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는데, 요새는 건축가의 설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건축가 도면에 따라 그대로 가구배치를 할 정도로 설계를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친환경 페인트나 태양열 에너지, LED 조명 등 친환경 건축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고 전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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